자치소식
1004그릇의 잔치국수, 장애인 나눔국수
서대문구청사 마당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나눔장터·1004 국수데이 행사 현장
등록 : 2017-11-09 14:39
장애인들이 만든 향초·지갑 사고
그들이 만든 잔치국수 먹으니 뿌듯
1004그릇 국수 먹고 천사 되라는 뜻
장애인·비장애인 소통 계기 되길
가을 정취가 완연한 지난 6일 낮 서대문구청 광장.
서대문구의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와 장애인단체들이 마련한 ‘제3회 장애인과 함께하는 나눔장터’와 ‘1004의 국수데이(DAY) 나눔행사’로 구청 앞마당이 시끌벅적하다. 10개 남짓한 천막에는 장애인단체들이 만든 수제 비누와 수제 방향제, 의류, 액세서리, 가방, 한지공예품 등 갖가지 물품들이 펼쳐졌고, 한켠에선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서 구수한 국수 향기가 피어났다.
“맛있게 드세요.”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의 천막에선 여성 회원들이 분주한 손길로 국수를 삶아 행사장 주민들에게 건넨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꼬마김밥 두개씩은 덤이다. 천막 뒤편 이동용 버너에 놓인 대형 국통 3개에선 멸치 향이 진한 육수가 펄펄 끓고 있다. 주민들은 환한 웃음으로 국수를 받아들고 임시로 마련한 식탁과 광장 벤치 등에서 삼삼오오 둘러앉아 공짜 점심을 즐긴다. 이충열 서대문구 부구청장과 이 지역 시·구 의원들은 몸이 불편한 주민들에게 국수와 김밥을 날랐다. 서대문구에 사는 김형진(43)씨는 “구청에 일을 보러 왔다가 행사에 참여했다”며 “평소 장애인에게 관심을 보이기 쉽지 않은데 장애인들이 만든 향초와 가죽지갑을 사고 맛있는 국수까지 먹으니 뿌듯하다”고 했다. 카드지갑을 산 권명희(42)씨도 “국수가 육수도 진하고 맛있다. 장애인들이 만든 생활용품을 사는 보람까지 있어 좋다”고 밝혔다. 이날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는 1004그릇 분량의 국수를 준비했다. 나눔 행사를 ‘1004의 국수데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국수 드시고 천사 되시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의 최재숙 센터장은 “지난해까진 주먹밥을 드렸으나 올해는 따뜻한 국수를 준비했다. 센터 회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대형 국통을 준비하고 육수를 끓이느라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오후 3시 넘게까지 이어진 국수 나눔에는 참여 주민들이 많아 비상용 국수를 포함해 1500여 그릇이 나갔다. 게다가 장애인 가족들이 함께 국수를 만들어 특별함이 더했다. 이 센터의 회원(자원봉사자) 100여명 가운데 30명쯤은 장애인 가족이라고 한다. 아들이 지적장애 2급의 초등학교 6학년인 서아무개 회원은 “장애인 가족이라고 도움의 손길을 받기만 할 수는 없다. 나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웃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봉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매주 서대문구의 취약계층 50가구에게 반찬을 만들어 전하고 있다. 이날 나눔장터에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서울시농아인협회서대문구지부, 서대문햇살아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내일키움직업교육센터, 함께가는서대문장애인부모회 등 여러 단체가 참여했다. 교육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빵과 쿠키 등을 판 장애인내일키움직업교육센터 관계자는 “직업생들이 평소 열심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여서 무엇보다 소중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날 장터의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단체들의 자립 기금으로 쓰였다. 황승주 서대문구 장애인복지팀장은 “장애인들이 만든 물품을 팔 수 있는 가게가 따로 없어 장터를 마련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소통을 늘리고 장애인들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6일 서대문구청 광장에서 열린 ‘1004의 국수데이 나눔행사’에서 서대문구 주민들이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이 만든 국수를 먹고 있다.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의 천막에선 여성 회원들이 분주한 손길로 국수를 삶아 행사장 주민들에게 건넨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꼬마김밥 두개씩은 덤이다. 천막 뒤편 이동용 버너에 놓인 대형 국통 3개에선 멸치 향이 진한 육수가 펄펄 끓고 있다. 주민들은 환한 웃음으로 국수를 받아들고 임시로 마련한 식탁과 광장 벤치 등에서 삼삼오오 둘러앉아 공짜 점심을 즐긴다. 이충열 서대문구 부구청장과 이 지역 시·구 의원들은 몸이 불편한 주민들에게 국수와 김밥을 날랐다. 서대문구에 사는 김형진(43)씨는 “구청에 일을 보러 왔다가 행사에 참여했다”며 “평소 장애인에게 관심을 보이기 쉽지 않은데 장애인들이 만든 향초와 가죽지갑을 사고 맛있는 국수까지 먹으니 뿌듯하다”고 했다. 카드지갑을 산 권명희(42)씨도 “국수가 육수도 진하고 맛있다. 장애인들이 만든 생활용품을 사는 보람까지 있어 좋다”고 밝혔다. 이날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는 1004그릇 분량의 국수를 준비했다. 나눔 행사를 ‘1004의 국수데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국수 드시고 천사 되시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의 최재숙 센터장은 “지난해까진 주먹밥을 드렸으나 올해는 따뜻한 국수를 준비했다. 센터 회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대형 국통을 준비하고 육수를 끓이느라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오후 3시 넘게까지 이어진 국수 나눔에는 참여 주민들이 많아 비상용 국수를 포함해 1500여 그릇이 나갔다. 게다가 장애인 가족들이 함께 국수를 만들어 특별함이 더했다. 이 센터의 회원(자원봉사자) 100여명 가운데 30명쯤은 장애인 가족이라고 한다. 아들이 지적장애 2급의 초등학교 6학년인 서아무개 회원은 “장애인 가족이라고 도움의 손길을 받기만 할 수는 없다. 나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웃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봉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매주 서대문구의 취약계층 50가구에게 반찬을 만들어 전하고 있다. 이날 나눔장터에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서울시농아인협회서대문구지부, 서대문햇살아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내일키움직업교육센터, 함께가는서대문장애인부모회 등 여러 단체가 참여했다. 교육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빵과 쿠키 등을 판 장애인내일키움직업교육센터 관계자는 “직업생들이 평소 열심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여서 무엇보다 소중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날 장터의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단체들의 자립 기금으로 쓰였다. 황승주 서대문구 장애인복지팀장은 “장애인들이 만든 물품을 팔 수 있는 가게가 따로 없어 장터를 마련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소통을 늘리고 장애인들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