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선율과 노랫말을 다시 배치한 ‘새로운 판소리 다섯 바탕’

다섯 판소리

등록 : 2017-11-16 14:10

한 사람의 창자(노래나 창을 하는 사람)가 고수(북이나 장구 따위를 치는 사람)의 장단에 맞춰 긴 서사를 읊어낸다. 소리와 아니리가 교차하고, 중간에 흥을 돋우는 발림을 곁들이지만 판소리는 1인 음악극이다. 처음에는 판을 중심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일정한 양식을 갖추게 됐다.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판소리 중 현재까지 전승된 춘향가·심청가·흥부가·수궁가·적벽가를 일컬어 ‘다섯 바탕’이라 한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그린 춘향가, 용왕과 토끼의 이야기를 관현악으로 들려주는 수궁가, 인당수에 빠지는 심청의 심정을 비극적으로 묘사한 심청가, 선이 굵은 중저음의 악기로 삼국지 적벽 전투를 장엄하게 살린 적벽가, 제비의 눈으로 바라본 흥부가 등 판소리 대표작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다섯 판소리’가 오는 17일 저녁 8시에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는 몇 가지 혁신적인 점이 있다. 우선, 지금까지는 판소리 대목을 그대로 부르면서 반주를 관현악으로 편곡해왔지만, 이번 공연은 그 수준을 넘어서 뼈대는 중심에 두되 선율과 노랫말은 새롭게 배치했다. 이를 위해 국립극장은 판소리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작곡가를 선정해 작업해왔다. 작곡가들과 끊임없는 회의와 아이디어를 거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섯 판소리가 초연 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 밖에 국악기로 편성된 오케스트라에 바이올린·첼로·더블베이스·트롬본·호른 등 서양 현악기와 금관악기를 추가 편성해 일반 관객들에게 익숙한 소리를 제공한다. 또한 전통 판소리에 경기소리 창자와 소프라노·테너·중창까지 무대를 풍성하게 장식한다. 드라마 <겨울 연가>와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 대중음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지수를 비롯해 강상구·서순정·이용탁·홍호준이 작곡가로 참여하며, 국악계의 아이돌로 알려진 판소리 김준수뿐 아니라 테너 강훈, 소프라노 김성혜 등 동서양의 대표 예술가들이 협연을 준비했다.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02-2280-4114 www.ntok.go.kr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