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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여행’ 떠올리게 하는 6.3㎞ 숲길

노원구 경춘선 숲길 공원

등록 : 2017-11-23 14:19
화랑대역 철도공원에서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1950년대 경부선을 오가던 미카형 증기기관차에 올라타보고 있다.

40~50대 중장년층에게 ‘경춘선’은 가슴 설레는 추억의 이름이다. 대성리·청평·가평·강촌·춘천으로 이어지는 여행 코스는 연인과의 데이트나 대학 시절 엠티 장소로 빠질 수 없는 곳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애틋해지는 옛 경춘선 구간에 마련된 경춘선 숲길 공원이 서울 동북부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경춘선 숲길 공원을 걸으면서 ‘경춘선 추억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춘선 숲길 공원은 2010년 12월 경춘선 복선 구간 개통에 따라 기능을 다 한 폐선 터에 2013년 10월부터 총 3단계로 나누어 만들었다. 해당 공사 구간은 광운대역부터 화랑대역을 지나 서울시계에 이르는 총 6.3㎞ 구간이다. 이 구간 중 지난 18일 육사삼거리에서 화랑대역을 거쳐 삼육대학교에 이르는 3.3㎞의 마지막 3단계 구간이 준공되면서 총 4년여에 걸친 공사가 마무리됐다.

앞서 문을 닫은 노원구 신공덕 철도역에서 육사삼거리까지의 1단계 구간은 2015년 5월 개통됐으며, 경춘철교부터 서울과기대 입구까지 1.1㎞에 이르는 2단계도 2016년에 마무리됐다. 경춘선 숲길 공원의 완성으로 서울 동북부 쪽에서 자전거를 타고 남양주를 거쳐 춘천까지 갈 수 있는 새로운 자전거도로도 만들어졌다.

경춘선 숲길 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제 운행되던 무궁화호 열차다. 두 칸을 관리사무소와 주민편의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하계 지하차도 위 철로에 두었다. ‘생산정원’이라는 이름의 텃밭공원도 있다. 살구나무와 앵두나무 등 과일나무와 상추 등 다양한 수종을 심은 체험 공간이다.

복원된 경춘철교 위에서 중랑천을 바라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1939년에 만든 폭 6m, 길이 176m짜리 이 철교에 계단과 승강기를 설치해 이용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꾀했다. 기차가 달리던 철교 위를 걷는 이색 체험이 될 것이다.

화랑대역 주변에 만드는 철도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체험 공간이다. 화랑대역은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으로, 외진 곳에 있고 고즈넉해 산책 주민들이나 사진 마니아들이 간혹 찾을 뿐 인적이 드문 곳이다.

구는 이곳에 실제 운행하던 기차를 리모델링해 해시계, 연소시계(물질이 타는 속도로 시간을 알아보는 시계) 등 다양한 볼거리로 채워놓을 예정이다. 건립된 지 71년 된 등록문화재인 화랑대역은 철로도 거의 남아 있어 철도공원의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나라에 철도가 들어온 지 120년이 되어가지만, 철도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드물다.


화랑대역에는 현재 1950년대 일본에서 수입해 경부선을 오가던 미카형 증기기관차와 수인선 협궤열차가 옮겨와 있다. 1960년대 서울 도심을 다니던 노면전차도 똑같은 모델이 곧 일본에서 들여올 예정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일본 나가사키를 방문해 관광청장과 면담하고 한일 문화교류 차원에서 무상 기증받기로 한 것이다.

철도공원에는 철도 박물관도 세운다. 8칸 규모의 열차 내부에 세계 여러 나라와 한국, 서울의 철도 역사 등 다양한 교육 자료들을 마련해놓는다. 우리나라와 세계 철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화랑대역 철도공원은 청소년들에게는 교육의 자리가, 어른들에게는 진한 추억의 향수를 제공하는 산 교육장이 될 것이다.

장주현 노원구청 홍보팀장, 사진 노원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