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쳐로 느리게 살기

아이와 함께 태양광 조리기 만들기

[퍼머컬처로 느리게 살기]

등록 : 2016-04-21 16:23 수정 : 2016-05-20 11:56
머잖아 고갈될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에너지는 태양이다. 태양열은 쓴다고 줄지 않으니 말이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태양광 조리기를 만들어 보자. 볕이 잘 드는 마당이나 발코니에서 태양열로 만드는 요리는 생태교육은 물론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불을 붙이기에 제격이다. 오래도록 남을 추억은 덤.    

1. 흔히 ‘굴박스’라고 하는 뚜껑 있는 스티로폼 상자를 구한다. 가로세로 길이가 달라도 되지만 날개 4개를 달기 위해서는 가로세로 길이가 같은 것이 좋고 30㎝ 내외면 적절하다.  

2. 뚜껑 가운데를 잘라 유리판을 붙인다. 잘라낸 뚜껑의 판보다 조금 큰 유리판을 실리콘으로 붙이면 된다. 이 유리판으로 햇볕이 들어간다.  

3. 스티로폼 상자에 부엌에서 쓰는 알루미늄박을 스프레이 본드로 바닥, 벽에 붙인다. 알루미늄박은 스티로폼 상자 안에 들어온 햇볕을 반사시켜 더 많은 열을 모은다.  

4. 마분지로 날개를 만든다. 가장 간단한 날개는 스티로폼 상자 한쪽에만 붙여야 한다. 상자 뚜껑 크기로 마분지를 자르고 알루미늄박을 붙인다. 스티로폼 상자와 날개는 적절한 각도를 이루도록 철사로 고정한다. 바깥으로 흩어지는 햇볕을 상자 안으로 모으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5. 4면 날개는 사방에서 들어오는 햇볕을 모으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다. 가로세로 길이가 같은 스티로폼 상자는 달기가 더 좋다. 스티로폼 상자 길이의 작은 변을 가진, 양변 23도 사다리꼴 모양 마분지 날개 4개를 연결하여 붙이면 완성이다. 한면 날개 조리기는 태양 이동에 따라 자주 방향을 바꿔 줘야 하지만, 4면 날개 조리기는 반나절 동안 한 방향에 두어도 햇볕을 많이 모을 수 있다.    


완성한 조리기를 태양 쪽으로 설치한 뒤, 스티로폼 상자에는 검은색 냄비에 음식을 담아 넣어두면 된다. 냄비는 검은색이어야 열 흡수가 빠르다. 조리기 내부 온도가 꽤 높게 올라가므로 플라스틱 손잡이가 없는 냄비가 좋다. 감자, 고구마, 달걀 같은 것을 삶을 때는 복사열로 더 맛있게 익으므로 물을 넣을 필요가 없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 햇볕은 점점 더 강해지므로 조리 시간을 알맞게 조절해야 한다.

글·그림 임경수 느린삶학교 대표 강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정주 체계를 만들기 위해 호주의 빌 몰리슨이 창안한 방법으로 전 세계 생태마을과 생태적 지역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지침으로 통한다. 한겨레는 퍼머컬처를 기반으로 <느린삶학교 2기>를 열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의는 전화(02-710-0743) 또는 이메일(tree@hani.co.kr)로 하면 된다. www.hanih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