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도농상생 급식 만족도 높아 어린이집 신뢰도 상승”
강동구-전북 완주군의 서울 첫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성과
등록 : 2017-11-30 14:54
올해 5월부터 안전한 먹거리 공급
월 1회 샘플 조사·배송차량 완비
어린이집 아이들 먹거리 교육 병행
학부형들 “시중 먹거리와 달라” 호평
“과일의 단물을 쪽쪽 빨아먹는 나쁜 벌레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난달 22일 오전 10시30분 강동구 명일2동 어린이집. 올바른 먹거리를 추구하는 협동조합 ‘한살림’의 교육활동가 정덕아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자 해들반(5살)·산들반(4살) 어린이들이 기상천외한 답들을 쏟아냈다.
“파리채로 때려요.” “상어를 키워서 잡아먹어요.” “게를 키워요.” “참새를 키워요.” “약을 뿌려요.”
“약을 뿌리면 벌레는 없어지겠지만, 과일도 약을 먹고, 흙도 약을 먹고, 공기도 약을 먹게 되잖아요. 그리고 사람도 그 약을 먹게 돼요. 약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정 선생님은 이어 ‘무당벌레’와 ‘지렁이’ 인형을 꺼내 벌레 잡아먹는 장면을 보여준 뒤, 이 둘은 깨끗한 먹거리를 만드는 ‘친구’라고 아이들에게 소개하면서 교육을 마무리했다. 이날 교육은 강동구 공공급식센터 주최로 이루어졌다. 공공급식센터는 강동구가 지난 5월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전북 완주군과 협약을 맺고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진행하면서 ‘올바른 먹거리 교육’도 함께 시작했다. 도농급식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집들을 찾아가 진행하는 이 교육은 ‘한살림 서울식생활교육센터’가 위탁 운영하는 방식으로 해왔다. 이날 올바른 먹거리 교육을 끝까지 참관한 홍문경 명일2동 어린이집 원장은 교육이 아이들 수준에 맞게 재미있게 됐다고 평가하면서, “전문강사뿐 아니라 어린이집 학부모들도 아이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가르치는 강사가 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 원에서는 한달에 한두번씩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먹을 음식 조리 과정에 참관하고 있습니다. 그때 도농상생 공공급식을 통해 들어온 먹거리를 보고 감탄과 칭찬이 대단합니다.” 홍 원장은 부모님들이 완주산 콩으로 만든 두부나 시금치 등을 먹어보고 그 진가를 확인한 뒤 “시중에서 파는 것과 확실히 다르다”며 집에서 아이들에게 어린이집 급식은 남기지 말고 잘 먹으라는 말을 해준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이런 일들로 부모님들은 어린이집을 더 신뢰하고 만족스러워한다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변요섭 강동구 공공급식센터장은 “올해는 센터에서 도농상생 급식에 맞는 물류 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을 많이 쏟아 교육 시간이 많지 않았다. 내년에는 좀더 본격적인 교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 센터장은 지난 5월23일 이해식 강동구청장과 박성일 완주군수가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같은 달 29일 첫 식자재를 공급한 이후 시스템을 보완·정비하는 작업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변 센터장은 올해 이런 노력 끝에 강동구의 어린이집들이 완주군 농산물을 주문할 수 있는 강동구 공공급식센터 사이트(gangdong.webconn.co.kr/)를 만들고 완주에서 온 농산물의 안전성 검사 진행을 월1회 샘플 조사에서 주1회 샘플 조사로 늘렸으며 배송차량 3대를 사서 완주군 농산물을 해당 어린이집 수량에 맞게 포장해 배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한살림 서울식생활교육센터 김영연 팀장도 “도농상생 공공급식과 관련된 교육은 총 3회차로 짰다”며 “올해 진행된 1회차에서는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것을 교육했고, 2·3회차에서는 ‘산지에서 바로 어린이집으로 농산물이 오는 개념’ 등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현재 공공급식에 참여하는 강동구의 어린이집·복지시설 등은 모두 100여곳, 한달 유통되는 현지 농산물은 약 1억원 정도다. 반응이 좋아 2019년까지는 200여곳으로 참여 기관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변 센터장은 또 올해 시범운영을 바탕으로 도농상생 공공급식이 서울시 전 자치구로 확대되면 ‘직거래 개념을 탄력 운영할 필요성’도 있다고 설명한다. “지방의 자치구마다 과일 등의 생산 품목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은 참외가 어떤 곳은 사과가 잘될 수 있는데, 이 경우 몇개 지역을 묶어 잘되는 과일을 서로 공급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한살림’의 교육활동가 정덕아 선생님이 손에 든 인형 ‘튼실이’와 함께 지난달 22일 오전 10시30분에 강동구 명일2동 어린이집에서 해들반(5살)·산들반(4살)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먹거리를 가르치고 있다.
“약을 뿌리면 벌레는 없어지겠지만, 과일도 약을 먹고, 흙도 약을 먹고, 공기도 약을 먹게 되잖아요. 그리고 사람도 그 약을 먹게 돼요. 약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정 선생님은 이어 ‘무당벌레’와 ‘지렁이’ 인형을 꺼내 벌레 잡아먹는 장면을 보여준 뒤, 이 둘은 깨끗한 먹거리를 만드는 ‘친구’라고 아이들에게 소개하면서 교육을 마무리했다. 이날 교육은 강동구 공공급식센터 주최로 이루어졌다. 공공급식센터는 강동구가 지난 5월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전북 완주군과 협약을 맺고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진행하면서 ‘올바른 먹거리 교육’도 함께 시작했다. 도농급식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집들을 찾아가 진행하는 이 교육은 ‘한살림 서울식생활교육센터’가 위탁 운영하는 방식으로 해왔다. 이날 올바른 먹거리 교육을 끝까지 참관한 홍문경 명일2동 어린이집 원장은 교육이 아이들 수준에 맞게 재미있게 됐다고 평가하면서, “전문강사뿐 아니라 어린이집 학부모들도 아이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가르치는 강사가 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 원에서는 한달에 한두번씩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먹을 음식 조리 과정에 참관하고 있습니다. 그때 도농상생 공공급식을 통해 들어온 먹거리를 보고 감탄과 칭찬이 대단합니다.” 홍 원장은 부모님들이 완주산 콩으로 만든 두부나 시금치 등을 먹어보고 그 진가를 확인한 뒤 “시중에서 파는 것과 확실히 다르다”며 집에서 아이들에게 어린이집 급식은 남기지 말고 잘 먹으라는 말을 해준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이런 일들로 부모님들은 어린이집을 더 신뢰하고 만족스러워한다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변요섭 강동구 공공급식센터장은 “올해는 센터에서 도농상생 급식에 맞는 물류 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을 많이 쏟아 교육 시간이 많지 않았다. 내년에는 좀더 본격적인 교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 센터장은 지난 5월23일 이해식 강동구청장과 박성일 완주군수가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같은 달 29일 첫 식자재를 공급한 이후 시스템을 보완·정비하는 작업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변 센터장은 올해 이런 노력 끝에 강동구의 어린이집들이 완주군 농산물을 주문할 수 있는 강동구 공공급식센터 사이트(gangdong.webconn.co.kr/)를 만들고 완주에서 온 농산물의 안전성 검사 진행을 월1회 샘플 조사에서 주1회 샘플 조사로 늘렸으며 배송차량 3대를 사서 완주군 농산물을 해당 어린이집 수량에 맞게 포장해 배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한살림 서울식생활교육센터 김영연 팀장도 “도농상생 공공급식과 관련된 교육은 총 3회차로 짰다”며 “올해 진행된 1회차에서는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것을 교육했고, 2·3회차에서는 ‘산지에서 바로 어린이집으로 농산물이 오는 개념’ 등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현재 공공급식에 참여하는 강동구의 어린이집·복지시설 등은 모두 100여곳, 한달 유통되는 현지 농산물은 약 1억원 정도다. 반응이 좋아 2019년까지는 200여곳으로 참여 기관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변 센터장은 또 올해 시범운영을 바탕으로 도농상생 공공급식이 서울시 전 자치구로 확대되면 ‘직거래 개념을 탄력 운영할 필요성’도 있다고 설명한다. “지방의 자치구마다 과일 등의 생산 품목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은 참외가 어떤 곳은 사과가 잘될 수 있는데, 이 경우 몇개 지역을 묶어 잘되는 과일을 서로 공급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