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플라자, 트렌드 산업의 발신지

[서울 사용설명서] DDP

등록 : 2016-04-21 16:34 수정 : 2016-04-22 13:40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앞.

패션의 메카 동대문구에 자리 잡은,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디디피)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3월31일 타계한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이 건물은 준공 당시 ‘5가지 건축 기술이 적용된 대한민국 건축 기술의 집합체’라고 자랑했지만, ‘불시착한 우주선’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직선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유연하고 독특한 외관과 내부의 디자인, 연중 끊이지 않는 전시와 행사로 유명하다. 비판의 대상이던 건물도 “지나가는 길에 건물이 예뻐서 들렀다”(사진가 장헌·37)고 말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가 늘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도 건축물을 보려고 일부러 찾기도 하고, 드라마나 광고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된다.

디디피 건물은 지붕과 벽의 경계를 찾기 어렵다. 온통 곡선으로 설계한 까닭은 ‘환류의 풍경’이라는 주제를 담기 위해서였다. 물 흐르는 듯한 외관은 4만5133장의 패널을 붙여 만들었다고 한다.

연면적 8만6574㎡(약 2만6000여평)에 이르는 디디피는 알림터, 배움터, 살림터로 이름 붙인 건물 세 동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어울림광장 등 5개 시설과 15개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국제회의장과 알림1·2관으로 구성된 알림터는 트렌드 산업 발신지로서 론칭쇼, 패션쇼, 시사회, 영화, 연극, 제작발표회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위한 공간이다. 최대 높이가 16.2m에 이르러 갖가지 행사를 소화할 수 있다. 배움터는 디자인 박물관, 디자인 전시관, 디자인 둘레길, 박물관 카페로 이루어져 디자인 문화의 확산을 위한 전시와 체험 교육의 자리로 활용되고 있다.

6월30일까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장폴 고티에의 디자인 의상을, 6월28일까지는 간송문화전을 볼 수 있다. 소소한 디자인 작품을 볼 수 있는 건물 내 디자인 둘레길과 독특한 디자인 제품을 살 수 있는 디자인 장터도 인기다. 다만, 월요일은 모든 전시관이 휴관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디디피 앞마당인 어울림광장은 방문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 24시간 개방한다. 광장이 가지고 있는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시민들은 휴식과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어울림광장은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덴마크에서 온 인게보르 예센(24)씨는 이곳에서 연신 건물 사진을 찍으며 “디디피는 디자인이 빼어난 전시장”이라며 극찬했다. 광장에는 정문과 연결되는 미래로와 조선 시대 하도감 유구 전시 공간도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도심 속의 초록 공간이다. 건축 당시 발견된 조선 시대의 서울성곽 흔적과 동대문운동장기념관, 동대문 역사관 등이 자리 잡고 있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다.

디디피는 건물 규모가 커 길을 잃기 쉽다. 초행이라면 지하철에서 디디피로 연결되는 통로에 있는 종합안내실이나 각 건물의 안내데스크에서 상세한 안내를 받는 게 좋다. 안내데스크에서는 방문객의 관심사에 따라 전시를 추천해 주기도 하고, 이동 경로를 알려 주기도 한다. 배움터 안내데스크에 무료로 짐을 맡길 수도 있다.

글·사진 구슬이 인턴기자 s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