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 핫 플레이스

허름하지만 50년 전통의 맛

남대문 칼국수 골목

등록 : 2017-12-21 15:18
남대문시장 칼국수 골목에서 시민들이 식사하고 있다. 중구 제공

서울 중구의 남대문시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국보급 전통시장이다. ‘남대문시장에 없으면 서울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류, 액세서리 등 전국 곳곳의 다양한 제품들이 한데 모여 있다. 무엇보다 먹거리 천국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국내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한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로 나와 시장 방향으로 가면 이곳 대표 명물인 ‘칼국수 골목’을 만날 수 있다. 칼국수 골목은 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칼국수 가게 10개가 줄을 선 이곳에는 골목 양쪽으로 식탁과 의자가 길게 놓여 있다. 일반 식당과 달리 흔한 간판 하나 없고 가게 문도 방풍 비닐막으로 가려져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좁은 입구가 무색할 만큼 골목 양쪽으로 빼곡히 앉아 있는 사람들과 줄지어 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손님이 가장 붐빈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주문을 대느라 바쁘게 서빙하는 종업원들과 빈자리가 나자마자 재빨리 자리를 찾아가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매서운 찬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인파를 발견하고, 어떤 곳인지 궁금해 따라 들어가는 외국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단골이 많을 정도로 유명해진 이곳이 많은 사람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깔끔한 맛, 착한 가격, 푸짐한 양 3박자를 고루 갖춰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단돈 5000원에 칼국수와 냉면을 같이 주고, 5500원짜리 보리밥 또는 6000원짜리 찰밥을 주문하면 칼국수와 냉면도 서비스로 나온다. 그 푸짐한 양이 인기 만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깔끔하고 진한 맛을 자랑하는 멸치 육수와 고명으로 올라가는 김가루, 부추, 유부 등도 입맛을 한껏 당긴다.

서울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 30%가 다녀가는 남대문시장은 하루 50여만명이 발도장을 찍는 곳이다. 옷을 비롯한 액세서리, 주방용품, 공예품, 잡화 등 일상용품을 1만원 정도로 다양하게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하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관광객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다. 문 앞에서부터 따뜻한 웃음으로 반겨주며 그릇 한가득 듬뿍 얹어 건네는 종업원들의 넉넉한 인심은 관광객들의 마음까지 그득 차게 한다.

연일 이어지는 추위로 몸과 마음이 얼어붙은 요즈음,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한 이곳에서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녹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


이은혜 중구청 공보실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