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157㎞ 걷기 새해 도전 어때요?

서울의 외곽 산과 마을, 하천을 연결해 만든 길

등록 : 2018-01-04 14:15
12.6~34.5㎞ 8개 구간

개인의 체력과 사정에 맞게

구간을 끊어서 걷는 게 좋아

걷지 않으면 모를 매력

8코스 북한산 코스

서울 외곽의 산 둘레를 잇는 숲길 85㎞, 하천길 32㎞, 마을길 40㎞ 등 서울 둘레 157㎞를 잇는 서울 둘레길을 걸어보자. 서울둘레길은 모두 8개 코스다. 코스별로 길이가 12.6~34.5㎞다. 한 번에 한 코스를 다 걷는 것보다 개인의 체력과 사정에 맞게 구간을 끊어서 걷는 게 좋다. 직접 걷지 않으면 모를 그 길만의 매력이 새해를 맞아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2014년에 개통된 서울둘레길은 모두 8개 코스 157㎞다. 코스에 따라 길이와 난이도가 다르다. 전체 코스의 반 이상이 산길이지만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많지 않고 위험한 구간이 없다. 하지만 계절이나 기후에 따라 주의해야 할 지점들이 있다.

산길은 등산로를 연결한 구간이 많고, 오르막 내리막 구간 중 길이 훼손되거나 바닥이 불안정한 곳에는 계단을 만들었다. 코스별로 전통 사찰, 문화유산, 마을 등이 있어 자연을 즐기면서도 다양한 역사문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1코스 수락·불암산 코스는 숲과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4~5월에 붓꽃, 할미꽃 등 봄꽃이 피어 아름다운 서울창포원이 있다. 2코스 용마·아차산 코스는 능선길 4곳을 오르내리며 걷는 코스로, 개인별로 체력을 안배해서 걷는 게 좋다. 아차산은 역사 유적지가 많으며 일출 조망지로도 유명하다.

3코스 고덕·일자산 코스는 숲길, 강길, 하천길이 어우러진 코스다. 4코스 대모·우면산 코스는 숲길과 함께 띄엄띄엄 시야가 트이는 곳이 나와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5코스 관악산 코스는 관음사, 호압사, 삼성산 성지 등 종교 유적지와 낙성대와 같은 역사 유적지도 있다. 코스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시야가 트이는 곳이 있다. 6코스 안양천 코스는 서울의 하천과 한강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7코스 봉산·앵봉산 코스는 서울의 서북쪽을 걷는 코스다.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은 걷고 싶은 길이다. 월드컵경기장과 불광천변 길을 지나 봉산으로 오르게 된다. 8코스 북한산 코스는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구간이 많다. 코스가 길기 때문에 개인에 맞게 구간을 잘라 걷는 게 좋다.

관악산 코스 중 서울대 정문부터 호압사까지

서울둘레길 5코스 관악산 코스인 사당역~관음사~낙성대~서울대 입구~삼성산 성지~호압사~석수역 구간 중 서울대 정문부터 호압사까지 약 4㎞ 구간을 걸었다. 이 구간은 마을이나 도시를 지나지 않는 산길이라서 오롯이 신선한 산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관악산 입구에서 시멘트로 포장된 넓은 길을 걷다보면 길 오른쪽에 물레방아가 보인다. 물레방아 옆 산길로 올라간다. 그 길 초입에 ‘서울시 테마산책길, 숲이 좋은 길(관악산 도란도란 걷는 길)’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이름 그대로 이 길은 숲이 좋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 좋은 길이다.

산길에 줄지어 선 장승이 보인다. 2011년 7월 집중호우로 쓰러진 나무로 만든 장승이다. 장승이 서 있는 길을 지나 첫 번째 전망 좋은 곳에 이르렀다. 길가에 작은 나무판으로 안내판을 만들었는데 눈에 잘 안 띈다. 안내판 뒤 바위 군락이 전망 좋은 곳이다. 관악산 정상이 보이고 산기슭에 자리잡은 서울대학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천주교 삼성산 성지

두 번째 전망 좋은 곳은 원래 코스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전망 좋은 곳을 알리는 안내판의 안내를 따라가보니 태극기가 꽂힌 깃대봉이었다. 관악산과 서울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북한산, 남산, 한강, 롯데월드타워, 금천구 등 서울 서쪽 풍경까지 보인다.

깃대봉에서 내려와 가던 길을 따라간다. 보덕사 앞을 지나 관악산 산림 쉼터에 이르렀다. 잣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단풍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쉼터다. 산림 쉼터 다음은 천주교 삼성산 성지다. 이곳은 1839년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할 때 순교한 외국인 신부 세 명이 묻힌 곳이다.

삼성산 성지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호압사다. 호압사는 조선시대 태조 임금 때 도읍지 한양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비보사찰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길은 호압사에서 석수역 쪽으로 계속 연결되지만 호압사에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벽산아파트단지 앞 도로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호압사

북한산 코스 중 서쪽 끝 구간

서울둘레길 8코스인 북한산 코스는 34.5㎞다. 하루에 다 걷기에는 무리이다. 또 이 길은 북한산둘레길과 자주 겹치기 때문에 북한산둘레길을 기준으로 구간을 나누어 개인에게 맞게 걷는 게 좋다. 서울둘레길 8코스 북한산 코스 가운데 서쪽 끝부분인 북한산생태공원부터 선림사까지 이어지는 약 4㎞ 구간을 걸었다. 출발지점은 북한산생태공원이다.

북한산 족두리봉 데크길

북한산생태공원에서 조금만 걸으면 구름정원길 시작 지점을 알리는 아치형 문이 있다. 문을 지나 조금만 가면 불광사 쪽문을 만난다. 불광사가 있는 마을 이름이 독박골이다. 고려시대부터 항아리를 굽던 곳인데, 몽골이 고려를 침략했을 때, 독박골 항아리에 부처님 모습이 비쳤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래서 그곳을 불광리(佛光里)라고 하고 항아리를 짓던 골짜기에 독박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불광사를 지나 약 400m 정도 걸으면 전망 좋은 곳인 하늘전망대가 나온다. 하늘전망대에 서면 불광동 일대와 녹번동, 대조동, 갈현동 등이 한눈에 보인다. 불광사부터 하늘전망대를 지나 불광중학교 위 수리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을 걷다보면 이 길에 ‘구름정원길’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북한산 서쪽 끝, 족두리봉 기슭에 놓인 데크길에서 도시의 풍경을 보는 시선에 족두리봉에서 흘러내린 바위산 비탈의 풍경이 겹쳐지면서 구름 위에 올라 풍경을 굽어보는 느낌이 인다.

선림사

길은 불광중학교 담벼락을 따라가다가 다시 산으로 접어들어 선림사에서 멈춘다. 선림사 앞에서 서울둘레길 8코스인 북한산 코스와 북한산 둘레길이 갈라진다. 선림사 앞 아파트단지를 지나면 폭포동입구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 왼쪽 은평경찰서 앞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글·사진 장태동 여행작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