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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젝스키스 기획이 특별한 이유

등록 : 2016-04-28 20:09 수정 : 2016-05-20 12:05
다양한 해석은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이 해석은 어떨까. 4월16일 <무한도전>(문화방송)이 젝스키스 6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예전에 활동했던 가수들을 불러모아 인기를 얻었던 ‘토토가’의 두번째 이야기로, 2000년 해체한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의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방영분을 두고, <무한도전>이 세월호 2주기를 추모하는 의미라는 해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 방송 날짜가 공교롭게도 4월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젝스키스는 1997년 4월15일 데뷔했다.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아이들은 대부분 1997년생이었다. 젝스키스 팬들이 ‘오빠’들을 상징하며 흔들었던 풍선 색깔은 노란색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공연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노란색 풍선이 가득한 콘서트장을 예고했고, 자막도 대부분 노란색이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노란 풍선이 화면 곳곳에 나오기도 했다.  

물론, 제작진은 아니라고 했다. 김태호 피디는 23일 한 대학 강연에서 “녹화가 밀리게 되면서 날짜가 겹쳤다”며 젝스키스와 세월호를 연관 지으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항상 우리도 잊지 않고 있는 가슴 아픈 일이라서 날짜가 겹쳤기에 예정보다 더 과하게 노란색을 넣은 것은 있다”고 한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세월호를 추모하는 마음을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해왔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무한도전> 멤버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방송했고, 분양소를 찾아 애도하고 성금을 기부했다. 지난해 4월18일 노란 리본을 달고 방송하는 등 1주기 때도 잊지 않았다. 10월13일에는 정준하가 세월호 추모 스카프인 ‘304(세월호 희생자 수) 위로 스카프’를 두르고 나왔다. 이는 스카프를 제작한 영남대학교 최호선 심리학과 교수가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고맙다”는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2주기를 앞둔 지난 4월9일 방송에서는 노란 리본을 붙인 승합차도 등장했다.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연예인들은 세월호와 연관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세월호가 정치 논쟁으로까지 번지면서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까? 세월호 참사 이후 유재석은 <무한도전>에서 “<무한도전> 또한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고자 저희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세월호 2주기인 4월16일, <그것이 알고 싶다>를 제외하고 텔레비전 화면 어디에도 세월호는 없었다.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방송담당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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