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첫 우수건축자산인 종로구 체부동 성결교회(사진)가 시민을 위한 생활문화센터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성결교회를 고쳐 3월 초 ‘체부동 생활문화센터’로 연다고 최근 밝혔다. 본당은 시민 생활오케스트라의 공연·연습실로, 한옥은 마을 카페로 활용한다. 성결교회는 지난해 2월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1호로 등록됐다. 서울시는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거나 건축문화 진흥과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이바지하는 건축물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에 지은 성결교회는 근대 건축양식과 한옥이 어우러진 형태의 건물로, 건축사적 의미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건물은 인근 한옥 밀집지역에서는 유일한 서양식 건물이다. 조선조 양반들이 주로 살았던 북촌에선 근대 건축물 양식의 교회를 볼 수 없지만, 서촌은 문화의식이 좀더 개방적인 중인의 공간이라 궁궐 주변임에도 교회가 들어설 수 있었다.
처음 지을 때는 벽돌의 긴 면과 짧은 면이 번갈아 보이게 쌓는 ‘프랑스식 쌓기’를 했고, 증축할 때 한 단에는 긴 면만, 다른 단에는 짧은 면만 보이게 쌓는 ‘영국식 쌓기’를 했다. 유교적 풍습에 따라 예배당에 남녀가 따로 드나들도록 만든 출입구 2개의 흔적도 아직 남아 있다.
한때 일요일이면 발 디딜 틈 없던 성결교회는 최근 위기를 맞았다. 서촌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지역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며 신도들이 점점 줄었던 것이다. 남은 신도들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교회 건물이 한순간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2014년 7월 서울시에 매각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본당 340.82㎡(약 100평)와 한옥 79.34㎡(24평)를 사들여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리모델링 과정에서 체부동 성결교회 지붕은 근대 건축양식인 목조 트러스 구조로 복원했다. 공사 중 발견한 1930년대식 꽃담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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