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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해설 활약 박재민

등록 : 2018-02-22 15:01
올림픽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해설이다. 어려운 룰을 쉽게 설명하면서 지루하지 않아야 하고, 물 흐르듯 매끄러운 해설로 보는 재미도 줘야 한다. ‘정보 + 재미’ 가득한 해설에 시청자들은 리모컨을 고정한다.

시청률과 직결되다보니 방송사들은 해설위원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다. 평창겨울올림픽에도 문화방송(MBC) 18명, 에스비에스(SBS) 13명 등 해설위원을 선발했다. 총 15개 종목을 나눠서 맡는다. 문화방송은 김해진(피겨), 안상미(쇼트트랙), 허승욱(알파인 스키) 등이고, 에스비에스는 방상아(피겨), 조해리(쇼트트랙), 제갈성렬(스피드스케이팅) 등이다.

해설위원은 어떻게 정할까? 겨울올림픽은 여름올림픽에 견줘 인력풀이 작아서 해설위원 선정이 더 힘들다.

첫 번째 자격은 성적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거나 그에 준하는 성적을 낸 이들을 먼저 찾는다. 메달은 못 땄지만, 불모지에서 높은 성적을 낸 이들도 해당한다. 전문 지식을 충분히 갖췄고, 올림픽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규정이나 선수의 심정, 경기 중에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생생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소치겨울올림픽에서 선수로 참가했던 김해진과 조해리가 이번에 해설을 맡은 것도 비슷한 연유다.

둘째는 말솜씨다.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면 매력이 없다. 종목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춘 상태에서 이를 유려하게 뽑아내면, 시청자들은 본다. 이번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해설을 맡은 배우 박재민(한국방송)이 그런 경우다. 학교 다닐 때 체육교육을 전공했고, 스노보드 선수로 활약한 경험 때문에 해설을 맡았는데, 정보와 재미를 조리 있게 전하며 의외로 화제를 모았다.

올림픽 해설위원들한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방송 적응력이다. 해설도 경기와 마찬가지다. 마이크 앞에서 떨지 않고 평소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해설위원들은 결정이 되면 수시로 방송사를 찾아 해설 교육을 받는다. 마이크를 다루는 법부터,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지점 등을 조목조목 공부한다. 해설료는 경력과 인지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올해는 조건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최순실 빙상단에 연루되지 않은 자’이다.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인 쇼트트랙에서 이른바 ‘최순실 빙상단’과 관련된 이들이 많아 해설위원 찾기가 쉽지 않았다. 방송사들은 논란이 일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연관된 사람들을 다 배제하다보니, 인력이 별로 없었단다.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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