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 사람
강동구에서 190만원 월급 받고, 취업·창업 꿈 키우고…
공공원룸주택 ‘암사도전숙’ 입주기업의 문하생들…박찬혁·박훈영·백종현·김해인·김호진씨
등록 : 2018-02-22 15:59
암사도전숙에 37개 기업 입주
강동구, 입주기업에서 꿈 키울
7명 선발해 각종 지원
드론 촬영기술을 열심히 익히고 있는 34살 박찬혁씨, 실내인테리어 전문가가 되고픈 33살 박훈영씨, 최고의 피티(PT) 강사를 희망하는 26살 백종현씨, 코딩 강사가 멋져 보이는 21살 김해인씨, 그리고 처음 보는 전자 입찰 컨설팅 사업이 신기하기만 한 21살 김호진씨.
나이도 다르고 전문 분야도 다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말이 있다. 바로 ‘꿈’이다. 모두 되고픈 무엇인가가 있는 이들이라는 얘기다. 다른 말로 하면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다섯 명은 날마다 강동구 암사동에 있는 ‘암사도전숙’에 출근하면서 꿈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강동구가 ‘암사도전숙 문하생’ 선발을 할 때, 도전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곳에서 함께하게 되었다.
2016년 12월에 문을 연 암사도전숙은 ‘창조기업인과 일반 청년기업인을 위한 공공 원룸주택’이다. 강동구에서 청년 실업 해소 방안의 하나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싼값에 오피스텔을 제공한 것’이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현재 37개의 기업이 암사도전숙에서 ‘성공’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1인 기업인 입주기업들 중 상당수가 곧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다. ‘한 사람만 더 있으면 사업이 쭉 뻗어나갈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다시 강동구가 나섰다. 37개 기업 중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7개 기업을 추렸다. 그리고 지난해 말 모집 공고를 내고 이 기업들에 ‘문하생’을 한 명씩 뽑아주었다. 함께 꿈을 키워가고 있는 5명이 바로 이 문하생들 중 일부다.
작년 12월 암사도전숙에서 자리를 함께한 이들 5명이 말하는 ‘인생 항로’는 모두 달랐다. 직업군인이었던 박찬혁씨는 엔지니어로 설비 유지·보수 일을 하다 드론 전문업체인 ‘에이드론’의 문하생이 돼 드론과 인연을 맺고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박씨는 6살 아래인 강민성 대표를 깍듯이 ‘모시면서’ 새 기술을 익히고 있다. 박훈영씨는 암사도전숙 입주기업 ‘대아’의 이상민 대표가 대학 전기과 동기라는 인연으로 문하생이 됐다. 대학 친구 둘이 함께 일하면서 인테리어 시공 속도와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게 됐다 한다. 태권도 5단인 백종현씨는 ‘차선생 바디팩토리’의 차영일 대표와 2016년 베트남에서 인연을 맺고, 지금 차 대표의 문하생이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베트남 경찰 등에게 무술을 가르쳤다. 고등학교 졸업 뒤 바로 쇼핑몰 사업을 시작한 김해인씨는 중·고교생에게 4차 산업혁명 교육 등을 하는 ‘립사이언스’(대표 엄수현)의 문하생으로, 홍보 일을 하다 이제 강의 관련 일도 하고 있다. 대학 휴학생인 김호진씨는 올해 말 입대 전에 ‘소프트버켓’(대표 김대현)의 문하생이 되어, 아직은 낯선 ‘전자입찰 컨설팅’을 익히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김호진씨만이 아니다. 백종현씨는 “다른 체육관에 인턴으로 간 친구 중에는 12시간을 일하고 한 달에 50만원을 받는 이도 있다. 암사도전숙 문하생은 구에서 월 190만원씩 임금을 받고, 대표에게서 해부학이나 영양학 등도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박훈영씨도 “문하생 과정을 통해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이 무엇이 필요한지 배우고 있다”며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 가볼 만한 과정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보탰다. 김해인씨도 “기업에서 배우는 것 외에 구에서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이미지 메이킹 등 직무역량 강화 교육도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렇게 함께 꿈꾸는 시간은 1기 암사도전숙 문하생 활동이 끝나는 오는 4월 말까지다. 문하생 프로그램을 끝내고 나면, 형님뻘인 박찬혁씨와 박훈영씨는 문하생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모색할 예정이고 동생뻘인 백종현씨와 김해인씨는 현재 활동하는 회사에 남는 방안을 포함해 구직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때쯤 그들은 꿈에 어느 만큼 접근해 있을까? 이들의 진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청년 실업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그들이 꾸는 꿈이 그들만의 것은 아니듯이, 그들의 진로 또한 그들만의 진로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암사도전숙 문하생 프로그램을 담당한 강동구 사회적경제과 청년정책팀 이지우 주무관은 “1기 문하생 프로그램을 마친 뒤 5월께 2기 문하생을 모집할 계획”이라며 “이번에는 암사도전숙뿐 아니라 강동구에 있는 공공 원룸주택 2호점인 ‘강동드론마을’과 3호점인 ‘청년가죽창작마을’까지 포함해 스타트업 기업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때 7인의 ‘암사도전숙 문하생’이 많은 젊은이에게 창업과 취업의 꿈을 전달하는 희망의 민들레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8일 강동구 암사동에 있는 암사도전숙에서 제1기 문하생들이 프로그램의 경험을 서로 나누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혁·김해인 문하생, 이주인 강동구 사회적경제과 청년정책팀 이지우 주무관, 김호진·백종현·박훈영 문하생. 강동구 제공
작년 12월 암사도전숙에서 자리를 함께한 이들 5명이 말하는 ‘인생 항로’는 모두 달랐다. 직업군인이었던 박찬혁씨는 엔지니어로 설비 유지·보수 일을 하다 드론 전문업체인 ‘에이드론’의 문하생이 돼 드론과 인연을 맺고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박씨는 6살 아래인 강민성 대표를 깍듯이 ‘모시면서’ 새 기술을 익히고 있다. 박훈영씨는 암사도전숙 입주기업 ‘대아’의 이상민 대표가 대학 전기과 동기라는 인연으로 문하생이 됐다. 대학 친구 둘이 함께 일하면서 인테리어 시공 속도와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게 됐다 한다. 태권도 5단인 백종현씨는 ‘차선생 바디팩토리’의 차영일 대표와 2016년 베트남에서 인연을 맺고, 지금 차 대표의 문하생이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베트남 경찰 등에게 무술을 가르쳤다. 고등학교 졸업 뒤 바로 쇼핑몰 사업을 시작한 김해인씨는 중·고교생에게 4차 산업혁명 교육 등을 하는 ‘립사이언스’(대표 엄수현)의 문하생으로, 홍보 일을 하다 이제 강의 관련 일도 하고 있다. 대학 휴학생인 김호진씨는 올해 말 입대 전에 ‘소프트버켓’(대표 김대현)의 문하생이 되어, 아직은 낯선 ‘전자입찰 컨설팅’을 익히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김호진씨만이 아니다. 백종현씨는 “다른 체육관에 인턴으로 간 친구 중에는 12시간을 일하고 한 달에 50만원을 받는 이도 있다. 암사도전숙 문하생은 구에서 월 190만원씩 임금을 받고, 대표에게서 해부학이나 영양학 등도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박훈영씨도 “문하생 과정을 통해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이 무엇이 필요한지 배우고 있다”며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 가볼 만한 과정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보탰다. 김해인씨도 “기업에서 배우는 것 외에 구에서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이미지 메이킹 등 직무역량 강화 교육도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렇게 함께 꿈꾸는 시간은 1기 암사도전숙 문하생 활동이 끝나는 오는 4월 말까지다. 문하생 프로그램을 끝내고 나면, 형님뻘인 박찬혁씨와 박훈영씨는 문하생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모색할 예정이고 동생뻘인 백종현씨와 김해인씨는 현재 활동하는 회사에 남는 방안을 포함해 구직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때쯤 그들은 꿈에 어느 만큼 접근해 있을까? 이들의 진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청년 실업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그들이 꾸는 꿈이 그들만의 것은 아니듯이, 그들의 진로 또한 그들만의 진로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암사도전숙 문하생 프로그램을 담당한 강동구 사회적경제과 청년정책팀 이지우 주무관은 “1기 문하생 프로그램을 마친 뒤 5월께 2기 문하생을 모집할 계획”이라며 “이번에는 암사도전숙뿐 아니라 강동구에 있는 공공 원룸주택 2호점인 ‘강동드론마을’과 3호점인 ‘청년가죽창작마을’까지 포함해 스타트업 기업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때 7인의 ‘암사도전숙 문하생’이 많은 젊은이에게 창업과 취업의 꿈을 전달하는 희망의 민들레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