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110년도 더 전 시대인 20세기 초반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서울역사박물관은 1904년 전후의 서울 모습과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입체사진을 3차원(3D)으로 체험할 수 있는 ‘1904 입체사진으로 본 서울풍경’전을 23일부터 4월8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입체사진은 6.5~7㎝의 간격을 두고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입체경을 통해 보는 사진을 말한다. 두 눈이 각각의 이미지를 보면 입체감이 느껴진다.
이번에 전시되는 입체사진은 모두 49점으로, 러일전쟁(1904~05년)을 전후로 한 시기에 촬영된 것들이다. 이 무렵의 서울은 한양도성 안팎에 초가·기와 지붕이 가득한 전통적인 경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한제국 선포(1897년) 이후 고종이 추진한 각종 개혁과 근대화 정책의 산물도 함께하고 있어, 전차가 고색창연한 성문을 통과하는 이색적인 모습도 눈에 띈다. 1901년 조선을 여행하고 견문기를 쓴 독일인 기자 지크프리트 겐테는 이런 풍경을 “서울은 과거와 현대, 아시아 특유의 원초적인 모습과 세계적인 변화 사이의 급격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었다”라고 묘사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촬영 지점이 확인되는 사진은 1902년에 제작된 지도 위에 놓아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사진에는 입체경의 원리를 적용한 렌즈 케이스를 씌워 당시 사람들이 입체사진을 봤던 방식 그대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1912년 촬영된 서울의 동영상도 대형 화면으로 제공해 당시의 생생한 풍경을 느끼게 할 계획이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6시(3월부터는 오후 7시)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