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19명의 군무로 ‘적벽대전’ 긴장감 함축적으로 묘사

적벽(~4월15일)

등록 : 2018-03-22 14:42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중 하나로 알려진 ‘적벽대전’을 담은 판소리 <적벽>(赤壁)이 오는 4월15일까지 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유비·관우·장비가 조조와 펼치는 전쟁을 감각적인 판소리 합창과 역동적인 군무로 풀어냈다. 주로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통 기반의 창작 레퍼토리 공연을 지향하는 정동극장의 올해 첫 작품이기도 하다.

<적벽>은 2016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학생 뮤지컬 부문에서 우수상,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와 현대자동차그룹이 주관한 ‘H-스타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받은 중앙대의 ‘적벽무’를 확장한 것이다. 공연은 19명의 배우가 일사불란하게 펼치는 군무 속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춤사위로 전쟁의 상황을 절묘하게 보여준다. 특히 현대무용과 힙합, 스트리트 댄스 동작들을 활용한 현대적 기법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쓰는 부채는 제한된 무대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서사를 함축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작품은 지난해보다 무대와 의상은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으로 보완했으며, 판소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소리꾼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정호붕(55·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씨는 “작품의 근간은 중국의 역사를 이야기하지만, 세 영웅이 펼치는 인간적 면모를 부각하는 한국적 해석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라며, “<삼국지연의>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중국의 원작과 한국적 해석의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를 볼 수 있고, 잘 모른다 해도 적벽대전의 극적 전개의 스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명창 유미리(47·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수석)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작창과 배우들의 소리 지도에 참여했으며, 판소리 반주 형태를 다양화해 전통의 현대화를 시도한 작곡가 이경섭(46·우리음악공작소 엮음소리 대표)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시간: 화~토 오후 8시, 일 오후 3시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문의: 02-751-1500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