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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열·태양광 등 녹색에너지의 보고

등록 : 2018-03-22 15:03 수정 : 2018-03-23 10:37
지난 2월 공공시설 최초로 중랑물재생센터에 설치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왼쪽)와 하수처리시설 위에서 가동되는 태양광 발전시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물재생센터에서 정화한 뒤 한강으로 방류하는 하수 처리수는 겨울에도 12도 내외로 따뜻하다. 이 열을 이용해 지역난방을 하는 친환경 시설이 지난해 11월 강서구 서남물재생센터에 생겼다. 하수처리시설과 방류구 사이에 설치된 히트펌프(열 교환기)에서 하수 처리수의 열을 회수해 인근 마곡지구에 공급될 난방 온수를 데우게 된다.

이곳에서 연간 2만4천 가구가 쓸 수 있는 15만Gcal의 하수열을 마곡지구 집단에너지 공급시설에 보낸다. 이는 4975TOE(티오이·석유환산톤)만큼의 화석연료(LNG)를 덜 사용해 소나무 11만1천여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하수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하는 시설은 2014년 탄천물재생센터(연간 19만Gcal)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시는 하수열뿐 아니라 햇빛·지열·강수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해 물재생센터 4곳의 에너지 자급률을 현재 52%에서 2020년까지 10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중랑물재생센터에는 공공시설 최초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설치됐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쓰고 남은 전기를 저장해 재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평소에 ‘전력 저수지’ 기능을 하다 정전 때는 비상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삼모 주무관은 “저렴한 심야 전기로 충전한 뒤 전기 사용량이 많은 낮에 방전할 수 있어 2030년까지 전력비용 등 모두 18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랑물재생센터의 침전지와 생물반응조 등 하수처리시설 위에는 11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오는 5월에는 153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추가로 들어서 모두 2630㎾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가운데 620㎾는 서울시가 엘지화학 등과 함께 세운 ‘서울희망그린발전소’로 수익금의 50%는 인근 지역을 위해, 나머지는 어려운 청소년을 돕는 데 쓴다.

이성재 중랑물재생센터 소장은 “하수처리장은 24시간 가동돼야 하는데, 에너지저장장치는 정전 때 전력 수급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물 옥상, 침전지 상부 등 여유 공간을 활용해 1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더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