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민선 7기, 시민 민주교육이 핵심 의제”
민선 7기 선거 앞두고 지방자치 혁신사례집 낸 희망제작소 윤석인 부이사장
등록 : 2018-05-10 14:53 수정 : 2018-05-10 16:22
박원순 시장과 함께 희망제작소 설립
기자 출신 소셜 디자이너
좋은 의제 기반은 깨어 있는 시민
민선 7기 목민관클럽 중요
지난 3일 저녁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희망제작소(이사장 정지강) 후원의 밤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학영 국회의원(66·더불어민주당),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등 10여 명의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평창동 시대를 접고 곧 마포구 성산동에 새 둥지를 틀게 되는 희망제작소는 2006년 창립 이래 우리나라 시민사회운동의 ‘싱크탱크’로서 많은 공헌을 해왔다. 희망제작소 창설을 이끈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은 희망제작소의 역사와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후원의 밤 행사를 준비한 윤석인(60) 희망제작소 부이사장을 현장에서 만났다. 2대 소장을 지낸 그는 최근 지방자치 혁신 사례를 담은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증보판, 풀빛출판사)를 펴내기도 했다.
우선 희망제작소의 근황을 소개해달라. “2006년 3월 창립했으니 벌써 13년차가 되었다. 최근에는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9년여의 평창동 시대를 접고 이르면 이달 말 마포구 성산동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작고 오래된 건물을 싸게 사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연구 공간, ‘희망모울’을 예쁘게 꾸미고 있다.” 6월 지방선거(민선 7기)를 앞두고 있다. 지방자치 역사를 평가한다면? “마을과 지역, 공동체가 살아나고 있다. 적극적인 주민 참여와 민관 거버넌스(협치)가 자치혁신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실천해온 덕이다. 아직도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위에 군림하려 들지만, 행정의 변화와 혁신은 지방정부들이 선도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에서부터 학교 무상급식, 복지허브동, 도시재생에 이르기까지 지역에서 먼저 실험해 모범을 만든 뒤 중앙정부가 이를 주요 국가정책으로 채용한 사례들이 많다. 그럼에도 낮은 지방재정 자립도는 여전한 문제점이다. 재정분권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자치입법권도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이번에 펴낸 지방자치 혁신사례집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는 어떤 내용인가? “희망제작소는 2010년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장 60여 명과 ‘목민관클럽’을 시작했다. 지방자치에 대해 기초부터 함께 공부하고 국내외 선진 사례들을 배우며 지방자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시작한 크고 작은 실험과 성과들을 모아 2014년 작은 사례집을 펴냈다. 민선 6기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핸드북처럼 가볍게 들고 다니며 참고하시라는 취지였다. 그리고 다시 4년 만에 지난 5·6기의 성과를 토대로 희망제작소 나름의 자치혁신론을 정리해 제안해보고자 증보판으로 펴냈다.” 향후 민선 7기 과제를 제시한다면? “민선 5기는 참여, 6기는 협치와 혁신이 핵심 의제였다. 많은 실험이 있었고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한 기본 토대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존재다. 그래서 민선 7기에서는 ‘시민 민주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달라도 함께 공존하며 행복한 자치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자치혁신 주체들을 많이 키워내야 한다.” 헌법을 개정할 경우 지방분권의 정신을 어떻게 담을 수 있는가? “헌법에 단 2개 조항, 그것도 법률 위임 조항만 있는 현실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먼저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분명히 선언하고, 현행 제117조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라고 제한한 자치입법권을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자치입법권을 강화하고, 전국적인 통일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 지역 사정에 맞는 변형입법권도 보장해야 한다. 기관 구성을 포함한 자치조직권, 지방과세 등 자치재정권, 자치행정권 등도 헌법 조항으로 다루어야 한다.” 윤석인 부이사장은 기자 출신의 ‘소셜 디자이너’로 시민활동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와 한겨레신문 창간 때 기자로 참여했던 그는 법조팀장과 정당팀장을 거쳐 경영기획실장으로 신문사 경영을 주도한 경험도 있다. 2006년에는 박원순 시장 등과 함께 희망제작소 창립을 주도했다. 이후 지역사회 운동가로 국내외를 누비며 시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 속에서 사회 혁신을 위한 대안과 모델을 연구했다. 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로서 계속 목민관클럽을 이끌어줬는데,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희망제작소 일로는 민선 7기 목민관클럽을 잘 조직하고 지원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는 핵심기술 가운데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다. 기본 개념이 ‘분권’(탈중앙)인 블록체인 기술은 주민참여와 소통, 숙의민주주의 시스템을 짜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희망제작소 산파역인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한다. “박 시장은 스스로 많은 정책을 기획하고 직접 챙기시는 분이다. 3선이 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 과제들을 잘 다듬어 좋은 정책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도록 담보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이사장이 지난 3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18 희망제작소 후원의 밤’에서 손님들을 맞다가 짬을 내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우선 희망제작소의 근황을 소개해달라. “2006년 3월 창립했으니 벌써 13년차가 되었다. 최근에는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9년여의 평창동 시대를 접고 이르면 이달 말 마포구 성산동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작고 오래된 건물을 싸게 사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연구 공간, ‘희망모울’을 예쁘게 꾸미고 있다.” 6월 지방선거(민선 7기)를 앞두고 있다. 지방자치 역사를 평가한다면? “마을과 지역, 공동체가 살아나고 있다. 적극적인 주민 참여와 민관 거버넌스(협치)가 자치혁신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실천해온 덕이다. 아직도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위에 군림하려 들지만, 행정의 변화와 혁신은 지방정부들이 선도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에서부터 학교 무상급식, 복지허브동, 도시재생에 이르기까지 지역에서 먼저 실험해 모범을 만든 뒤 중앙정부가 이를 주요 국가정책으로 채용한 사례들이 많다. 그럼에도 낮은 지방재정 자립도는 여전한 문제점이다. 재정분권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자치입법권도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이번에 펴낸 지방자치 혁신사례집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는 어떤 내용인가? “희망제작소는 2010년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장 60여 명과 ‘목민관클럽’을 시작했다. 지방자치에 대해 기초부터 함께 공부하고 국내외 선진 사례들을 배우며 지방자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시작한 크고 작은 실험과 성과들을 모아 2014년 작은 사례집을 펴냈다. 민선 6기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핸드북처럼 가볍게 들고 다니며 참고하시라는 취지였다. 그리고 다시 4년 만에 지난 5·6기의 성과를 토대로 희망제작소 나름의 자치혁신론을 정리해 제안해보고자 증보판으로 펴냈다.” 향후 민선 7기 과제를 제시한다면? “민선 5기는 참여, 6기는 협치와 혁신이 핵심 의제였다. 많은 실험이 있었고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한 기본 토대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존재다. 그래서 민선 7기에서는 ‘시민 민주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달라도 함께 공존하며 행복한 자치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자치혁신 주체들을 많이 키워내야 한다.” 헌법을 개정할 경우 지방분권의 정신을 어떻게 담을 수 있는가? “헌법에 단 2개 조항, 그것도 법률 위임 조항만 있는 현실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먼저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분명히 선언하고, 현행 제117조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라고 제한한 자치입법권을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자치입법권을 강화하고, 전국적인 통일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 지역 사정에 맞는 변형입법권도 보장해야 한다. 기관 구성을 포함한 자치조직권, 지방과세 등 자치재정권, 자치행정권 등도 헌법 조항으로 다루어야 한다.” 윤석인 부이사장은 기자 출신의 ‘소셜 디자이너’로 시민활동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와 한겨레신문 창간 때 기자로 참여했던 그는 법조팀장과 정당팀장을 거쳐 경영기획실장으로 신문사 경영을 주도한 경험도 있다. 2006년에는 박원순 시장 등과 함께 희망제작소 창립을 주도했다. 이후 지역사회 운동가로 국내외를 누비며 시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 속에서 사회 혁신을 위한 대안과 모델을 연구했다. 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로서 계속 목민관클럽을 이끌어줬는데,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희망제작소 일로는 민선 7기 목민관클럽을 잘 조직하고 지원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는 핵심기술 가운데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다. 기본 개념이 ‘분권’(탈중앙)인 블록체인 기술은 주민참여와 소통, 숙의민주주의 시스템을 짜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희망제작소 산파역인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한다. “박 시장은 스스로 많은 정책을 기획하고 직접 챙기시는 분이다. 3선이 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 과제들을 잘 다듬어 좋은 정책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도록 담보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