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에 있는 우이신설 도시철도 솔밭공원역에서 4·19민주묘지 사거리 쪽으로 약 200m를 지나다보면 도심 속에 숲이 보인다. 시가지를 따라 주거용 건물과 식당들이 늘어선 곳이 이어지다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소나무 숲은 익숙함과 생경함이 섞여 있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강북구 우이동 산 59번지 일대에 자리한 솔밭공원은 서울에서 유일한 평지형 소나무 군락지다. 100년생 소나무 1천여 그루가 집단으로 자생하고 있으며 실개울, 생태연못과 같은 조경 시설을 비롯해 건강 지압보도와 배드민턴장 등 운동 시설이 마련돼 있어 시민의 건강한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다. 2015년 강북구가 ‘솔밭공원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봄철, 들머리에서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색색의 튤립을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이곳이 솔밭공원임을 알려주는 듯 은은한 솔향기가 온몸을 감싼다. 실개울을 따라 마사토가 깔린 산책로를 맨발로 걷다보면 숲속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여러 가지 관상어가 있어 흥미를 넘어 자연 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인 생태연못은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공원 한 귀퉁이에는 어르신들이 바둑과 장기판을 벌이며 담소를 나누는 곳이 있다. 공원 벤치에 비치된 장기판과 바둑판은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장기 대결 중 훈수 두는 소리, “장이요! 멍이요!” 하는 소리, 모두 다 소나무 숲과 어우러지며 정겹게 느껴진다. 공원 중앙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널따란 광장이 나온다. 광장 한편에 마련된 흔들그네에서 여유롭게 쉴 수 있으며 중앙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 전동자전거, 씽씽자전거를 탈 수 있다.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이면 이곳이 아이들 눈싸움장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소나무가 있는 땅에는 여러 가지 식물이 자란다. 4월에 꽃이 피는 산철쭉과 주목,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는 맥문동, 잎이 부채 모양이고 꽃무늬가 호피 같은 범부채, 6~7월에 흰 꽃이 조롱조롱 달려서 피는 옥잠화 등이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봄가을에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쉼터로, 무더운 여름이면 더위를 피하는 피서지로, 겨울에는 숲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솔밭공원은 사계절 모두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명소다.
솔밭공원에서 가까운 솔밭공원역에는 삼각산시민청이 지난달 28일 들어섰다. 제2의 시민청이라고도 하는 이곳에서는 대표 공연 프로그램인 ‘토요일은 청이 좋아’, 지역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활력 콘서트’, 주민들이 모여 지역 문제를 토론하는 ‘사랑방 워크숍’, 토론 활성화 프로그램인 ‘내 맘대로 모임’ 등이 수시로 열려 지역에 문화를 더할 예정이다. 또 구연동화 해설 프로그램인 ‘할머니 동화책’과 같은 가족 프로그램도 기획돼 있어 시민의 소통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이렇듯 솔밭공원은 삼각산시민청 개관으로, 도심 속 소나무 군락지라는 특별한 곳에 다양한 문화가 가미되면서 힐링·생태·문화가 공존하는 복합공간으로 새롭게 바뀐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노선버스 120번이나 153번을 타면 10분, 우이신설 도시철도 솔밭공원역에서는 걸어서 5분 거리다.
서울에서 가까운 가족 나들이 장소를 고민한다면 삼각산시민청에 들러 책 보고, 공연 보고, 구연동화 듣고, 인근 솔밭공원에서 솔향기를 맡을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한 이곳을 추천한다.
김정학 강북구청 공보담당 주무관
사진 강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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