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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조명이 들어올 때, ‘서울로’는 강물처럼 흐른다

서울로 하면 ‘야경’…압도적 인기 비결은?

등록 : 2018-05-17 15:03
소셜 매트릭스 인사이트에

‘서울로 야경’ 가장 많이 언급

“파란 조명과 초록색 풀과 나무

도시인에게 에너지와 치유 기분”

건축전문 사진작가 임준영씨가 중구 만리동에 있는 ‘SKY 1004 빌딩’ 옥상에서 서울로 7017의 밤과 낮 풍경을 찍은 뒤 하나의 사진으로 합성해 ‘서울로의 24시’를 연출했다. 임준영 건축전문 사진작가

저녁 7시30분. 서울로7017에 반짝하고 조명이 들어온다. 낮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서울로7017 개장 1주년을 맞아 온라인 민심을 알아보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소셜 메트릭스)를 활용해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로7017’ 연관 검색어를 알아봤다.

여행 관광 측면에서는 ‘서울로 야경’이 가장 많았다. 여행객들이 서울로 야경을 이색 풍경으로 꼽는 이유는 뭘까. 밤 9시 가까운 시각, 서울역이 내려다보이는 서울로 중심에서 만난 이수빈, 노유진 스무 살 동갑내기 두 친구는 치킨 한 컵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씨는 “야경이 좋아 네 번째 왔다. 서울을 구경하며 친구랑 이야기 나누기 편해서 일부로 찾아왔다”며 감상을 말했다. 서울로 개장 전후 미묘한 도시 변화를 기록하는 임준영 건축전문 사진작가는 “서울로의 야경은 새파란 조명의 방향, 초록색 풀과 나무가 쉴 곳 없는 바쁜 도시 생활인들에게 잠시나마 에너지를 주고 치유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의 말에 따르면,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숨은 진경을 잘 볼 수 있다. 임 작가와 이틀 동안 고층 건물마다 올라 서울로가 도시에 ‘얹힌’ 모습을 관찰했다. 무엇보다 남대문 방향에서 보는 풍경이 독특하다. 하늘로 뻗어올라간 두툼한 건물 사이로 곡선의 길이 흘러간다. 파란 불빛을 입은 서울로가 강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 강물을 중심에 두고 올라가는 차량과 내려가는 차량이 불빛 궤적을 만드니 이 또한 서울만이 갖는 조망이다.


서울로는 현재 24시간 개방하며 야간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도 경비요원 30여 명이 3교대로 순찰하고, 고해상도 폐회로텔레비전(CCTV) 41대로 상시 모니터링하며 ‘안전’에 방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로 안내소 등 서울로 안에 있는 쉼터와 식당도 모두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야경을 즐기러 오는 관광객들 흐름에 발맞춰 5월 다양한 행사를 연다. 먼저 18일부터 27일까지 장미무대, 목련무대에서 서울문화재단 주관으로 ‘거리예술 시즌제’가 열린다. 19일에는 서울서부역 교차로 아래쪽 만리동 광장에서 ‘농부의 시장’이 열려 전국 시군 추천 농가와 싱싱한 농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다. 같은 날 만리동 광장 남측에서는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주도하고 시민들이 만드는 ‘청년 허브 가드닝’ 행사에서 도시 농부의 삶을 구경할 수 있다.

24일에는 서울로와 대우재단빌딩 연결로에서 ‘서울 365 패션쇼’가 1, 2부로 나뉘어 두 번(저녁 6시, 7시30분) 열린다. ‘휴양지’를 주제로 6개 여성 브랜드가 합동 패션쇼를 선보인다.

번잡스러움을 피해 홀로 산책하고 싶으면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infodio'를 내려받아보자. 서울로를 검색하면 서울로에서 살고 있는 228종의 식물 이야기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