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잘못된 보도블록 즉각 신고해주세요”

인터뷰 | 권완택 서울시 보도환경개선과장

등록 : 2018-06-07 15:03

“공기처럼 평소에는 잊고 살지만, 문제가 생기면 몹시 불편하고 절실해지는 존재가 바로 보도입니다. 블록이 하나 빠지는 바람에 그 턱에 걸려 넘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보도는 시민이 걷고 움직이는 데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입니다.” 권완택 서울시 보도환경개선과장(사진)은 “10월에 열리는 ‘2018 서울 국제 콘크리트 블록포장 콘퍼런스’(ICCBP)를 계기로 보도블록을 관에서만 고민할 게 아니라 그 위를 걷는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의 보도블록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수준인가?

“2012년 서울시가 ‘보도블록 10계명’을 시행한 뒤 인프라와 보도 환경 모두 엄청나게 달라졌다. 지금은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느낀다. 포장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사실 유럽이나 미국은 보도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 다양한 색상의 블록으로 미관까지 고려하는 한국과 달리 무채색의 콘크리트 블록을 많이 쓰는 편이다.”

서울연구원이 2015년 내놓은 ‘보도블록 10계명 향후 추진 방향’이라는 보고서 내용 가운데 ‘사회의 최대 약자가 시민이 날마다 마주하는 보도블록을 담당하고 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중요한 지적이다. 보도의 품질은 최일선에서 블록을 설치하는 분들이 좌우하게 된다. 그분들의 장인 정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2015년부터 충북 음성의 전문건설공제조합 교육장에서 보도 포장 전문기술 교육을 이수한 분만 공사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교육을 한 번만 하는 게 아니고 2년에 한 번씩 보수 교육에서 새롭게 달라진 보도 정책도 반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공사 현장에서 불만이 많았는데, 지금은 잘 정착한 것 같다. 다른 도시에서도 우리 정책을 벤치마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시의 다음 과제는 무엇인가?

“이제 블록 공사나 관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는데, 문제가 생긴 보도를 발견하는 작업이 어렵다. 서울 보도 전체 길이가 2880㎞로 경부고속도로를 세 번이나 왕복할 정도라 공무원들이 일일이 다 순찰을 돌기 어렵다. 항상 걷고 있을 시민 누군가가 잘못된 부분을 발견할 텐데, 꼭 신고해줬으면 좋겠다. 서울시의 ‘스마트 불편신고’ 앱으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정확한 위치까지 자동으로 신고된다. 시민이 관과 함께 보도블록을 관리하는 주체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글·사진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