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죽은 자에 대한 애도, 상실감에 대한 새로운 성찰

애도하는 사람(~7월7일)

등록 : 2018-06-21 14:58

어느 날 주인공 시즈토는 ‘죽은 사람을 잘 애도하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의 삶에 얼마나 중요할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국을 떠돌며 죽은 자를 위해 애도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감옥에서 출소한 유키요가 그에게 묻는다. “저기…뭘 하고 계신 거죠?” “애도하고 있었습니다.” “…애도?” “여기서 돌아가신 분을 위해 애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과는 어떤 관계이신지….” 전국을 떠돌며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연극 <애도하는 사람>이 오는 7월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대중작가들에게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나오키 상’의 제140회 수상작 덴도 아라타의 장편소설이 원작이다. 2012년 일본 파르코 극장에서 초연했으며, 2015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잘 애도받지 못하거나 잘못 애도된 망자를 위해 전국을 다니는 주인공을 통해 연극은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행위와 죽음으로 느끼는 상실의 감정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연극은 <알리바이 연대기> 등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으로 최근 몇 년간 주요 연극상을 휩쓸었던 김재엽(46)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희곡의 일본어 원문에서 ‘애도?’라고 되물었던 대사가 원래는 같은 발음의 ‘아프냐?’는 대사였다”라며 “여기서 애도하는 사람들이란 타인을 향해 슬픔을 표현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타인과 함께 아픈 사람, 아픔을 느끼는 사람, 아파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두산아트센터는 2013년부터 ‘빅 히스토리’ ‘불신시대’ ‘예외’ ‘모험’ ‘갈등’ 등 해마다 다른 주제를 선정해 인간과 자연에 대해 과학, 인문,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두산인문극장을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어떻게 이웃과 함께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찾는 ‘이타주의자’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장소: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시간: 화~금 저녁 8시, 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 4시 관람료: 3만원 문의: 02-708-5001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