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다람쥐 쳇바퀴 1년 만에 웃으며 출근하는 승객 늘었다
운행 1년 다람쥐버스 타보니
등록 : 2018-06-28 15:22 수정 : 2018-06-28 17:37
서울시, 지난해 출근시간 4개 노선 운행
올해 3월 3개 노선 추가해 7개로 늘어나
4월 처음으로 퇴근시간 1개 노선 운행
버스 차량 다양화, 노선 유연화 지속 추진
“응암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는 데 1년 전보다 많이 편리해졌다.”(정호재·26·회사원)
“일반버스는 한꺼번에 몰려서 오곤 해서 승차하기 힘들었는데, 일반버스가 오가는 중간중간에 와주니까 한결 여유로워졌다.”(최종현·25·취업준비생)
지난 21일 아침 8시 출근시간, 은평구 구산동 구산중학교 앞 버스정류소. 구산중-녹번역 사이를 오가는 8771번 다람쥐 버스(출퇴근 맞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이용 소감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듯했다. 박준철(49·회사원)씨도 “서초구 방배동까지 출퇴근하는데 승객들을 분산해주는 효과가 크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일 아침 8시 여의도 방향 광흥창역 버스정류소를 찾았다. 버스들이 줄줄이 들어와 출근하는 시민들을 실어나르지만, 버스가 빠져나가기 무섭게 정류소는 다시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마포구 창전동 신촌로터리-여의도 국회 사이를 운행하는 8761번 다람쥐버스를 기다리던 이연실(52)씨는 “아무래도 노선이 하나 더 생겨서 여유가 있어 좋지만 여전히 사람이 몰릴 때는 못 타기도 한다”며 “사람들이 늘어나는 아침 8~9시 사이에는 버스가 더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재성씨는 “여전히 8시부터는 붐벼서 다람쥐 버스가 다니는지 체감이 잘 안 된다”고 했다. 서울시가 출근시간대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다람쥐버스를 운행한 지 1년이 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26일부터 신촌로터리역-국회의사당역(8761), 봉천역-노량진역(8551), 마천사거리-잠실역(8331), 구산중학교-녹번역(8771) 등 4개 노선에 다람쥐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다람쥐버스는 기존 노선버스가 다니고 있지만, 승객이 붐비는 오전 7시부터 9시 출근시간대에 짧은 구간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오가는 수요대응형 버스다. 지난 3월26일부터는 장안2동주민센터-답십리역(8221), 은곡마을-수서역(8441), 우림시장-신림역(8552) 등 3개 노선을 추가해 모두 7개 노선의 다람쥐버스를 운행한다. 4월부터는 국회의사당역-광흥창역(8761) 구간에서 퇴근시간대에 처음으로 다람쥐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다람쥐버스는 기존 노선버스 배차 시간 사이에 운행해 전체 배차 간격을 줄여 출퇴근 시민들의 불편을 줄여준다. 다람쥐버스가 다니자 차내 혼잡이 줄고, 버스 이용 승객이 늘어났다. 목적지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고 접근성도 좋아졌다. 몸과 마음의 피로도 줄어들어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출퇴근 맞춤버스 이용 승객들에게 만족도 조사를했더니 다람쥐버스의 만족도가 92.1점으로 시내버스 만족도 80.8점보다 11.3점이나 높았다. 이형규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버스정책과 노선팀장은 “다람쥐버스 운행으로 기존 노선버스의 승객 수가 하루 평균 110~180명 줄었고, 총 승객 수는 늘어나 버스의 수송분담률이 높아졌다”며 “다른 도시에서 시도하지 못한 출근시간대 문제 해결 방안이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교통 정책의 패러다임이 개인교통 중심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공간이 확대되고 이동성보다는 접근성이 중요해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시는 승용차에 의존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서울의 교통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도시철도를 중심에 두고 버스가 지원하는 형태의 대중교통 체계로 재편할 계획이다. 도시철도는 현재 저속의 간선 기능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고속의 중장거리 간선 기능을 맡아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에서 중심 수단이 되도록 하려 한다. 버스는 현재 경직된 지·간선 기능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는 도시철도를 지원·보완하는 지선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고, 대중교통 사각지역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유연성을 갖추도록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교통수단의 효율적 도로 공유, 전반적 교통 혼잡 개선과 함께 국지적 교통 혼잡 문제 해결, 버스 차량의 소형화·다양화와 버스 노선의 유연화를 꾸준히 추진해갈 계획이다. 다람쥐버스와 올빼미버스는 출퇴근 시간의 버스 혼잡도를 낮추고, 버스 운영 형태의 다양성 부족 문제를 해결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속가능한 수요대응형 버스 체계 구축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버스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지금의 고정적 버스 노선 형태를 다양한 통행 수요를 지원하는 유연한 버스 노선 형태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직결버스(간선 급행버스), 맞춤형 버스, 심야용 시내버스, 도심 순환 셔틀버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버스 운행의 핵심인 버스전용차로 통행 속도를 꾸준히 높여 이동성을 높일 계획이다. 2017년 19.4㎞/h인 버스전용차로 속도를 2031년까지 25㎞/h로 높이고, 버스중앙전용차로도 현재 총연장 126.6㎞에서 2031년 210.5㎞로 차차 늘려갈 방침이다. 서울시의 수요대응형 버스인 다람쥐버스와 올빼미버스는 시민들의 다양한 교통수단 운영과 양질의 서비스 요구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승재 서울시립대(교통공학과) 교수는 “미래 교통체계는 수요에 맞춰 교통수단을 활성화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며 “올빼미버스와 다람쥐버스는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 차원에서 서비스를 추가한 사례로, 앞으로 (서울시 교통 정책은) 승용차처럼 편리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보다 앞서 지난 4일 아침 8시 여의도 방향 광흥창역 버스정류소를 찾았다. 버스들이 줄줄이 들어와 출근하는 시민들을 실어나르지만, 버스가 빠져나가기 무섭게 정류소는 다시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마포구 창전동 신촌로터리-여의도 국회 사이를 운행하는 8761번 다람쥐버스를 기다리던 이연실(52)씨는 “아무래도 노선이 하나 더 생겨서 여유가 있어 좋지만 여전히 사람이 몰릴 때는 못 타기도 한다”며 “사람들이 늘어나는 아침 8~9시 사이에는 버스가 더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재성씨는 “여전히 8시부터는 붐벼서 다람쥐 버스가 다니는지 체감이 잘 안 된다”고 했다. 서울시가 출근시간대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다람쥐버스를 운행한 지 1년이 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26일부터 신촌로터리역-국회의사당역(8761), 봉천역-노량진역(8551), 마천사거리-잠실역(8331), 구산중학교-녹번역(8771) 등 4개 노선에 다람쥐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다람쥐버스는 기존 노선버스가 다니고 있지만, 승객이 붐비는 오전 7시부터 9시 출근시간대에 짧은 구간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오가는 수요대응형 버스다. 지난 3월26일부터는 장안2동주민센터-답십리역(8221), 은곡마을-수서역(8441), 우림시장-신림역(8552) 등 3개 노선을 추가해 모두 7개 노선의 다람쥐버스를 운행한다. 4월부터는 국회의사당역-광흥창역(8761) 구간에서 퇴근시간대에 처음으로 다람쥐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다람쥐버스는 기존 노선버스 배차 시간 사이에 운행해 전체 배차 간격을 줄여 출퇴근 시민들의 불편을 줄여준다. 다람쥐버스가 다니자 차내 혼잡이 줄고, 버스 이용 승객이 늘어났다. 목적지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고 접근성도 좋아졌다. 몸과 마음의 피로도 줄어들어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출퇴근 맞춤버스 이용 승객들에게 만족도 조사를했더니 다람쥐버스의 만족도가 92.1점으로 시내버스 만족도 80.8점보다 11.3점이나 높았다. 이형규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버스정책과 노선팀장은 “다람쥐버스 운행으로 기존 노선버스의 승객 수가 하루 평균 110~180명 줄었고, 총 승객 수는 늘어나 버스의 수송분담률이 높아졌다”며 “다른 도시에서 시도하지 못한 출근시간대 문제 해결 방안이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교통 정책의 패러다임이 개인교통 중심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공간이 확대되고 이동성보다는 접근성이 중요해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시는 승용차에 의존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서울의 교통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도시철도를 중심에 두고 버스가 지원하는 형태의 대중교통 체계로 재편할 계획이다. 도시철도는 현재 저속의 간선 기능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고속의 중장거리 간선 기능을 맡아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에서 중심 수단이 되도록 하려 한다. 버스는 현재 경직된 지·간선 기능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는 도시철도를 지원·보완하는 지선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고, 대중교통 사각지역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유연성을 갖추도록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교통수단의 효율적 도로 공유, 전반적 교통 혼잡 개선과 함께 국지적 교통 혼잡 문제 해결, 버스 차량의 소형화·다양화와 버스 노선의 유연화를 꾸준히 추진해갈 계획이다. 다람쥐버스와 올빼미버스는 출퇴근 시간의 버스 혼잡도를 낮추고, 버스 운영 형태의 다양성 부족 문제를 해결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속가능한 수요대응형 버스 체계 구축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버스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지금의 고정적 버스 노선 형태를 다양한 통행 수요를 지원하는 유연한 버스 노선 형태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직결버스(간선 급행버스), 맞춤형 버스, 심야용 시내버스, 도심 순환 셔틀버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버스 운행의 핵심인 버스전용차로 통행 속도를 꾸준히 높여 이동성을 높일 계획이다. 2017년 19.4㎞/h인 버스전용차로 속도를 2031년까지 25㎞/h로 높이고, 버스중앙전용차로도 현재 총연장 126.6㎞에서 2031년 210.5㎞로 차차 늘려갈 방침이다. 서울시의 수요대응형 버스인 다람쥐버스와 올빼미버스는 시민들의 다양한 교통수단 운영과 양질의 서비스 요구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승재 서울시립대(교통공학과) 교수는 “미래 교통체계는 수요에 맞춰 교통수단을 활성화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며 “올빼미버스와 다람쥐버스는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 차원에서 서비스를 추가한 사례로, 앞으로 (서울시 교통 정책은) 승용차처럼 편리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