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서울시 구의원 당선자인 이기중 관악구의원, 김희서 구로구의원, 임한솔 서대문구의원이 지난 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자치구 차원의 진보정치 실현을 다짐하고 있다.
“다시 현장 활동을 시작하는 진보 정당 후보자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다음 선거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디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서울 녹색당 운영을 위해 반상근하는 김영준 공동운영위원장의 말이다. 물론 지난 6·13 지방선거에 참여한 진보 정당 구의원 출마자들의 각오는 이런 ‘중도 포기 우려’를 불식할 만큼 대단하다.
“현재까지 녹색당의 한계 중 하나는 지역정치를 꾸준히 진행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활동가로서 새로운 동네에서 살게 되었는데, 4년간 열심히, 사람을 조직하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며 다시 후보로 출마하고 싶다.”(이상희 녹색당 은평구의원 출마자)
한 지역구에 뿌리박고 여러 차례 출마하는 것은 진보 정당 후보자들에게는 의회로 가기 위한 ‘필수코스’다. 이번 6·13 선거에서 당선된 정의당 후보 5명도 모두 3회 출마자다. 임한솔 서대문구의원, 주희준 노원구의원, 이기중 관악구의원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의원이 됐다. 김희서 구로구의원과 설혜영 용산구의원은 2014년 선거에서 두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된 뒤, 이번에 재선 의원이 됐다.
이번 선거에서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된 임한솔 의원은 “이번에 당선된 것은 앞서 두 번 낙선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지역활동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임 의원은 “많은 진보 정당 출마자가 한 번 출마했다 떨어지면 지역활동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알아보는데, 그러면 다음번 그 지역 출마자는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렇게 굳은 마음으로 다음 선거를 위해 4년간 지역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김영준 공동운영위원장은 “지원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에서 생계를 유지하면서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시간 부족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부닥치기도 한다”고 말한다.
임한솔 의원도 “낙선자가 선거 이후 꾸준히 지역에서 활동하며 다음 선거를 준비할 수 있으려면 당의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거대 정당들이야 후보로 나오겠다는 사람이 넘쳐나니 당에서 굳이 지원해줄 필요가 없지만, 진보 정당은 선거가 아닌 일상 시기 예비후보자들에게 관심과 지원이 필수”라고 덧붙인다. “그러지 않으면 현재 당 지지율로는 기초의원 다수 당선이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재원과 인력이라는 한계 속에서나마 당의 자원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진보 정당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글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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