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찜통 같다. 기록적인 폭염에 장거리 여행은 꿈도 못 꾸고, ‘호캉스’(호텔+바캉스)다 ‘몰캉스’(쇼핑몰+바캉스)다 신조어가 나올 만큼 가까운 실내만 찾게 된다. 휴가 때면 자연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스트레스를 떨쳐내곤 했는데. 이번 여름이 야속해진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 강동구에는 멀리 떠나지 않고도 살아 숨 쉬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도심 피서지가 있다. 둔촌동 일자산 자연공원 안에 있는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강동구 천호대로206길 87·사진)이다.
지글지글 아스팔트 길을 건너면 도심과는 딴세상인 푸른 녹지가 펼쳐진다. 위에서 보면 한 일(一)자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일자산’. 그 숲속에 있는 이곳 캠핑장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고 지리적 특성과 장점을 잘 살려내, 도시에서 맛보기 힘든 청량감을 선물한다.
2009년 문을 연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1만7500㎡(5300평) 면적에 총 80개 동의 캠핑장이 있다. 알록달록 텐트가 설치된 가족캠핑장 49동, 매화캠핑장 23동과 오토캠핑장 8동으로 구성돼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텐트와 매트는 빌릴 수 있어 짐을 바리바리 싸갈 필요 없다. 이용료는 4인 기준으로 1박에 2만~2만1천원이라 부담 없다. 서울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주차료도 무료다.
매점과 식수대, 식기세척실, 화장실, 샤워실 등 웬만한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어 야외 숙박과 식사가 이렇게 편했나 싶다. 캠핑장 안에 숲속 쉼터, 운동장,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자연을 벗 삼아 쉬기에 더할 나위 없다.
텐트 근처 시원한 냇가와 분수에서 첨벙첨벙 물장구치며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흥겹다. 올 6월 친수형 수로정비 공사를 마친 물놀이 공간으로, 벌써부터 캠핑객들에게 최고 인기다.
밤이 찾아오면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풀 내음을 담은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맹꽁이 울음소리가 이곳을 가득 메우면 아이들은 서로 맹꽁이를 찾겠다고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한밤중 자연에서 아파트 불빛을 내려다보는 재미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자연 가득한 이곳에서 낭만과 휴식의 시간을 즐기고 나면, 몸과 마음의 피로가 싸악 가신다.
캠핑만으로도 가슴 벅차지만 주변의 자연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다. 천호대로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향긋한 허브 향과 별들이 수놓은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일자산 허브천문공원’이 있다. 또 길을 건너면 ‘길동생태공원’이 있어 여름밤 반딧불이, 물방개 등 서울에서 보기 어려운 동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찜통더위에 어쩔 수 없이 실내를 택했다면 과감히 내려놓자. 손꼽아 기다려온 이번 휴가는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에서 도란도란 가족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멀리 가지 않아 더 즐거운 도심 속 캠핑이 기다리고 있다. 예약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누리집(www.gdfamilycamp.or.kr).
장한샘 강동구청 홍보과 주무관, 사진 강동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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