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광진-강동 구민 마음마저 잇는 오작교

서울 유일 보행자 중심 대교 ‘광진교’

등록 : 2018-08-16 15:54
2017년 8월26일 광진교 위에서 펼쳐진 ‘광진교 페스티벌’. 광진구 제공

서울권역 한강 대교 28개 가운데 유일한 보행자 중심 다리가 광진교다. 광진구 광장동과 강동구 천호동을 잇는 광진교는 2009년 7월 보행자 중심으로 재개통했다. 왕복 4차로 자동차 도로를 2차로로 줄이고, 대신 보행로 폭을 10m로 넓혀 누구든 달리는 차량에 위협받지 않고 한강을 여유롭게 건널 수 있다. 자전거전용도로와 녹지대, 산책로, 휴게 공간도 갖췄다.

광진교 중간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360도로 한강을 전망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문화예술 전시 공간까지 갖춘 한강전망대 ‘광진교 8번가’다. 이름에 ‘8번가’가 붙은 이유는 광진교의 8번째 교각(다리 기둥)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교각 아래 설치된 전망대는 ‘광진교 8번가’를 포함해 세계에 3개밖에 없다. 2009년 종영한 한국방송(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로 유명한 이 공간은 음악 공연이나 예술품 전시회를 연중 무료로 열어 문화 감성을 충전하고, 낭만을 더해준다.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바닥 덕에 발밑으로 흐르는 한강 물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고, 걷다보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밤에는 형형색색 조명이 아름다워 한강 야경을 즐기며 여유를 만끽하기 그만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아치형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에너지를 전망대 내부 조명을 밝히는 데 쓰고 있다.

한 해 한 번 광진교 위에서는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두 자치구가 만나는 축제가 펼쳐진다. 고대부터 교통로로 기능했던 ‘광나루터’에서 배로 오갔던 광진-강동이 화합하고 문화를 나누는 ‘광진교 페스티벌’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올해 행사는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는 칠월 칠석 다음날인 18일 오후 3시부터 열린다.

한여름, 한강 한가운데 다리 위에서 열리는 만큼 시원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두 자치구는 ‘쿨 워터 존’을 마련했다. 분무기처럼 주변에 미세한 물 입자를 뿌려 기온을 낮추는 워터 터널을 통과해서 더위를 식히고, 물총 놀이와 물 폭탄을 맞으며 한낮의 더위를 싹 씻어버릴 수 있다. 광진교에는 대형 선풍기를 돌려 강풍과 함께 물안개를 뿌려주는 쿨팬을 그늘막과 함께 네 군데 설치했다.

인조 잔디에 앉아 쉬면서 통기타나 밴드 등 10개 팀의 버스킹 공연을 볼 수 있다. 광진·강동구 청소년 동아리와 청소년수련관이 함께 오케스트라 공연을 선보이고, 스포츠 카이트(kite·연) 동호회는 시속 100㎞를 넘나드는 공중곡예비행 연날리기 공연을 선보인다. 저녁 6시부터는 두 구청장의 인솔하에 40m짜리 줄다리기 줄을 옮기는 길놀이를 시작한다. 이어 두 구민 500여 명이 참여해 축제 하이라이트인 ‘기지시 줄다리기’를 펼친다.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광진교 페스티벌’을 즐기며 올여름 더위도 잊고 이색적인 추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채수진 광진구 기획홍보과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