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갯머리 독서’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 부모가 아이 곁에서 책을 읽어주는 독서법을 말한다. 베갯머리 독서가 새로운 화두가 된 건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독서 습관을 갖기 바라는 부모들의 바람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부모의 바람을 담아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중랑숲어린이도서관(사진)이 지난달 26일 재탄생했다. 2012년 준공된 이 도서관은 시설 안전 문제와 아이들이 마음껏 놀고,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이용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중랑구는 지난해 11월 리모델링을 하기에 앞서 기획부터 준공까지 모든 과정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주민설명회를 두 차례 열고, 민관협의체(TF)를 구성해 숙의 모임과 벤치마킹을 함께하며 영·유아들의 연령별 맞춤 독서공간 조성을 요구하는 주민 수요 등 도서관 건립부터 운영까지 모든 분야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했다.
그 결과 새로 문을 연 중랑숲어린이도서관은 주 이용자인 주민들의 생각을 적극 반영해 독서동아리 방과 지역주민들이 맘껏 오디오북을 이용할 수 있는 ‘더 읽고 싶은 책’ 코너를 마련해 유아와 어린이들에게 오감으로 책 읽는 즐거움을 선물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1층으로 올라가면, 알록달록한 색감의 서가와 벽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영·유아의 안전을 위해 바닥과 벽 등 곳곳에 쿠션을 설치해 아이들이 뒹굴면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놀러 온다는 점에 착안해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부모들을 위한 쉼터 ‘브이아이피’(VIP·Very Important Parents, 아주 중요한 부모들) 공간도 생겼다.
2층 공간은 파스텔톤으로 둘러싸여 1층보다는 차분한 분위기로 이용자를 맞이한다. 주 대상은 초등학생으로, 한쪽을 학년별 초등학교 추천도서로 채워 아이들의 창의력이 쑥쑥 자라는 공간으로 꾸몄다. ‘꿈노리터’라는 이름의 강당에서는 매달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도서관은 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다. 1인당 5권까지 2주 동안 빌릴 수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도서관 누리집(jungnanglib.seoul.kr/suplib)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랑숲어린이도서관 옆에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에는 어린이의 친구였던 방정환 선생의 묘가 있다. ‘어린이에게 책을 늘 읽히십시오. 희망을 위하여, 내일을 위하여 다 같이 어린이를 잘 키웁시다.’ 묘에 적힌 글귀처럼 새로 태어난 중랑숲어린이도서관이 유아와 어린이가 마음껏 책의 재미를 느끼고, 지역주민이 다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 손을 꼭 잡고 중랑숲어린이도서관에 함께 놀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박지연 중랑구 홍보전산과 주무관, 사진 중랑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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