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거라 믿었던 것들은 왜 사라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걸까?”
신세대 연출가 신명민(33)은 16일까지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우리별>(사진)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서 멀어진 것들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밤하늘의 별빛, 어릴 적 살던 아파트, 학교 앞 구멍가게, 동네 친구 같은 일상의 부분들이다. 그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추억을 되살리는 작품”이라고 한다. <우리별>은 지구의 탄생과 죽음을 소녀의 삶으로 의인화했다. 공전 때문에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달은 ‘지금은 헤어져서 만날 수 없는 소꿉친구’다. 연출가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지금은 소멸됐을지 모르니 그것을 기억하고 싶다면 한눈팔지 말고 눈을 감지 말라”는 대사가 작품의 주제라 했다.
<우리별>은 지금까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대사 전달 방식을 택했다. 기본 대사가 음악과 비트를 더한 ‘랩’이다. “단순하게 반복되는 라임은 급변하는 일상을 표현하는 데 최적”이기 때문이란다. 지난해 초연 때는 “숨 쉴 틈 없이 주고받는 대사는 마치 ‘쇼미더머니’의 랩 배틀 같다”는 평을 들었다. 여기에 더해 공연 내내 째깍거리는 초시계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한 존재의 생사가 시간과 결부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그널(신호)이며, 마지막까지 무대에 빠져들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우리별>은 일본 최고 권위를 가진 ‘기시다 구니오 희곡상’을 받은 시바 유키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라틴어 ‘카르페 디엠’(오늘을 즐겨라)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원작자의 말 때문인지,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라는 극 중 대사가 큰 공명을 일으킨다.
■ 신명민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즐겁게 공연하기 위해 모인 젊은 예술가들의 집단인 ‘창작집단 LAS’의 부대표이다. 2017년에 신진예술가를 지원하는 뉴스테이지(NewStage)로, 올해는 예술작품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대표작은 <복덕 가아든> <적의 화장법> <만추를 읽다> <소년B> <레라미프로젝트> <라스낭독극장> 등이 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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