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있다, 세대를 잇다’ 10월24일부터 4일간 중구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리는 11회 서울노인영화제(포스터)가 내건 슬로건이다. 현재의 노인과 앞으로 노인이 될 청년들이 영화를 매개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서로를 잇고자 하는 ‘세대 공감의 장’이다. 서울시와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주최한다.
노인과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주최 쪽의 의지는 노년에 대한 다채로운 시선을 담은 작품 증가로 나타난다. 13일 대한극장에서 열린 공식 홍보영화(트레일러) 발표 기자회견에서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희유 스님은 “올해는 처음으로 출품 작품 수가 200편을 넘어섰고 외국 작품도 13개국의 22편이 상연되어, 영화제가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했다.
영화제의 윤나리 프로그래머는 청년 감독(60살 미만)의 출품작 수 증가와 노년에 대한 시선의 변화를 주목한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년에 대한 청년 감독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폐지 줍기 등 노년기를 어둡게만 바라보던 시선이 이해와 공감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고 했다. 윤 프로그래머는 추천작으로 국내 특별전에 출품된 장편 중 <메기의 추억>을 꼽았다. 이 영화는 지난해 노년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김문옥 감독의 신작이다. 손자와 손녀가 각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이어주려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72편이 상연된다. 장편 7편과 단편 65편이다. 개막작에는 춘사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은 배우 손숙 주연의 <꽃손>(사진)이 선정됐다. 권순중 감독의 80분 극영화로, 할머니 손에 자란 손녀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고향을 찾아 노인들과 시간을 보내며 위로받고 정을 나누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순회상영회 ‘찾아가는 서울노인영화제’는 영화제가 끝난 뒤 열린다. 찾아가는 서울노인영화제에서는 노인 감독이 나와서 작품을 설명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순회상영회에 대한 문의는 서울노인영화제 사무국(02-6220-8591)에 하면 된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서울노인영화제 사무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