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1인 가구의 커뮤니티 활동 돕는다 서울시, 공간·프로그램 지원
강북·금천·성북·은평 등 자치구 4곳서 ‘세대별 1인 가구 지원사업’ 시범 운영
등록 : 2018-10-04 15:16
장위1동주민센터 3층 리모델링
중·장년 1인 가구 모여 배우는 공간
가산동엔 청년 커뮤니티 자리 마련
중년 1인 가구는 잘 안 나오려 해
다양한 방법 도입 필요해
‘미레도레 미미미, 레레레 미솔솔(떴다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지난 9월13일 오후 성북구 장위1동주민센터 3층 이음터에서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1인 가구 중·장년 남성을 위한 우쿨렐레 첫 수업이 열렸다. 참가자 3명은 이름과 사는 곳을 얘기하며 인사를 나눈 뒤 바로 도레미 운지법을 배웠다. 금세 동요 ‘비행기’의 한 소절을 연주한다. 다들 악기 연주가 처음이라 손가락이 잘 움직여주지 않아도 재미있어한다.
서울시 전체 가구의 30%가량이 1인 가구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이들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1인 가구의 사회관계망 만들기를 지원한다. 그간 청년임대주택, 여성안심택배 등의 개별 대책은 있었지만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순 시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던진 화두 ‘사회적 우정’을 실현해내기 위한 정책의 하나이기도 하다. 성북구는 장위1동주민센터 3층을 리모델링해서 지난 8월에 공간을 마련했다. 프로그램 운영은 성북평화의집이 맡는다. 홀로 사는 중·장년 남성들이 밖으로 나와 이야기하고 배울 수 있게 꾸며졌다. 지하의 조리시설도 활용한다. 우쿨렐레 배우기, 밑반찬 만들기 요리교실, 목공 체험, 등산·둘레길 걷기, 탁구·볼링 스포츠 체험, 영화 보기 등이 계획돼 있다. 참여자들이 조금 친해지면 의견을 모아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려 한다. 초기라 아직 참여도는 높지 않다. 애초 참석하겠다는 사람은 20여 명이었는데 막상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은 10명 안팎이다. 정현숙 평화의집 사무국장은 “건강 문제 등으로 일을 못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린다. 나온다고 했다가도 막상 모임에는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참여할 수 있게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했다. 금천구는 가산동과 시흥동에 공간 두 곳을 마련했다. 혼자 사는 청년과 중·장년이 대상이다. 가산동에는 일자리, 교육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청년이 많다. 청년 커뮤니티 공간 ‘청춘삘딩’이 공간을 고쳐서 청년들의 동호회 활동을 지원한다. 혼자 사는 청년 3명 이상이 참여해 만든 10개 동호회 팀에 최대 100만원을 지급했다. 팀별 3~8명이 참여하며 일러스트, 영상 제작, 버스킹, 캘리그래피 등 활동 주제도 다양하다. 김희정 청춘삘딩 센터장은 “참여자들이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걸 넘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동네 친구가 생긴 것 같다며 좋아한다”고 전했다. 시흥4동주민센터는 난타와 목공 수업을 한다. 방음과 목공 작업 시설을 마련해 9월10일부터 시작했다. 중·장년 1인 가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을 개별로 연락해 10명을 구성했다. 안준기 주무관은 “첫날 난타 수업에서 몇몇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힘들어해,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프로그램을 조정하려 한다”고 했다. 프로그램 전후로 우울증 검사를 해 프로그램 활동의 효과를 살펴볼 계획이다. 강북구는 번동 3단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요리 프로그램 두 개를 운영한다. 지하 1층을 보수해 조리 시설을 갖춘 공간을 마련했다. 혼자 사는 청년 10명이 참여해 함께 음식을 해 먹고 공부하는 ‘밥터디’ 모임을 꾸렸다. 중·장년 10명도 매주 금요일 오후에 모여 생활 요리를 배워 함께 만든다. 은평구는 청년 지원기관 ‘새싹공간’에서 공간을 개선해 1인 가구의 네트워킹 활동을 돕는다. 심리상담을 위한 차음 시설을 갖추고, 모임에서 영화 보기, 공연 감상 등을 할 수 있게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바느질 등 생활 기술을 배우는 강연을 열고, 공유부엌과 공유장터 등을 연다. 이두영 공간장은 “소셜미디어나 입소문으로도 정보를 얻지 못하는 은둔형 청년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게 과제다”라고 했다. 이번 ‘세대별 1인 가구 사회적 관계망 지원사업’은 자치구 4곳(강북·금천·성북·은평)에서 시범 운영된다. 서울시는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리모델링비(2천만~3천만원)와 프로그램 운영비(1천만~2천만원)를 지원한다. 시범사업은 11월까지 진행된다. 서울시의 김인숙 가족담당관은 “초기에는 참석률보다 어렵게 마음을 내 참여하는 사람들의 변화와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며, 앞으로도 정책 지원으로 사회적 가족도시를 구현하겠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9월13일 오후 성북구 장위1동주민센터 3층 이음터에서 1인 가구 중·장년 남성을 위한 우쿨렐레 첫 수업이 열 렸다. 이들은 11월까지 요리교실, 목공·스포츠·문화 체험 등의 활동을 이어간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시 전체 가구의 30%가량이 1인 가구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이들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1인 가구의 사회관계망 만들기를 지원한다. 그간 청년임대주택, 여성안심택배 등의 개별 대책은 있었지만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순 시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던진 화두 ‘사회적 우정’을 실현해내기 위한 정책의 하나이기도 하다. 성북구는 장위1동주민센터 3층을 리모델링해서 지난 8월에 공간을 마련했다. 프로그램 운영은 성북평화의집이 맡는다. 홀로 사는 중·장년 남성들이 밖으로 나와 이야기하고 배울 수 있게 꾸며졌다. 지하의 조리시설도 활용한다. 우쿨렐레 배우기, 밑반찬 만들기 요리교실, 목공 체험, 등산·둘레길 걷기, 탁구·볼링 스포츠 체험, 영화 보기 등이 계획돼 있다. 참여자들이 조금 친해지면 의견을 모아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려 한다. 초기라 아직 참여도는 높지 않다. 애초 참석하겠다는 사람은 20여 명이었는데 막상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은 10명 안팎이다. 정현숙 평화의집 사무국장은 “건강 문제 등으로 일을 못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린다. 나온다고 했다가도 막상 모임에는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참여할 수 있게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했다. 금천구는 가산동과 시흥동에 공간 두 곳을 마련했다. 혼자 사는 청년과 중·장년이 대상이다. 가산동에는 일자리, 교육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청년이 많다. 청년 커뮤니티 공간 ‘청춘삘딩’이 공간을 고쳐서 청년들의 동호회 활동을 지원한다. 혼자 사는 청년 3명 이상이 참여해 만든 10개 동호회 팀에 최대 100만원을 지급했다. 팀별 3~8명이 참여하며 일러스트, 영상 제작, 버스킹, 캘리그래피 등 활동 주제도 다양하다. 김희정 청춘삘딩 센터장은 “참여자들이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걸 넘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동네 친구가 생긴 것 같다며 좋아한다”고 전했다. 시흥4동주민센터는 난타와 목공 수업을 한다. 방음과 목공 작업 시설을 마련해 9월10일부터 시작했다. 중·장년 1인 가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을 개별로 연락해 10명을 구성했다. 안준기 주무관은 “첫날 난타 수업에서 몇몇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힘들어해,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프로그램을 조정하려 한다”고 했다. 프로그램 전후로 우울증 검사를 해 프로그램 활동의 효과를 살펴볼 계획이다. 강북구는 번동 3단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요리 프로그램 두 개를 운영한다. 지하 1층을 보수해 조리 시설을 갖춘 공간을 마련했다. 혼자 사는 청년 10명이 참여해 함께 음식을 해 먹고 공부하는 ‘밥터디’ 모임을 꾸렸다. 중·장년 10명도 매주 금요일 오후에 모여 생활 요리를 배워 함께 만든다. 은평구는 청년 지원기관 ‘새싹공간’에서 공간을 개선해 1인 가구의 네트워킹 활동을 돕는다. 심리상담을 위한 차음 시설을 갖추고, 모임에서 영화 보기, 공연 감상 등을 할 수 있게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바느질 등 생활 기술을 배우는 강연을 열고, 공유부엌과 공유장터 등을 연다. 이두영 공간장은 “소셜미디어나 입소문으로도 정보를 얻지 못하는 은둔형 청년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게 과제다”라고 했다. 이번 ‘세대별 1인 가구 사회적 관계망 지원사업’은 자치구 4곳(강북·금천·성북·은평)에서 시범 운영된다. 서울시는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리모델링비(2천만~3천만원)와 프로그램 운영비(1천만~2천만원)를 지원한다. 시범사업은 11월까지 진행된다. 서울시의 김인숙 가족담당관은 “초기에는 참석률보다 어렵게 마음을 내 참여하는 사람들의 변화와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며, 앞으로도 정책 지원으로 사회적 가족도시를 구현하겠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