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우리 아이 급식 식자재 꼼꼼히 점검해요”
성북구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 ‘아산 김치 가공공장’ 점검 현장 동행 취재
등록 : 2018-10-11 16:01
모니터 단원 4명 완전무장한 채
청결 상태·작업 환경 등
시시콜콜 확인, 점검 내용 전달
“공급업체 운영 개선 눈에 띄어”
“작업자들이 놓칠 수도 있으니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지적해주세요.”
지난 8일 성북구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이 충남 아산 선도농협 김치 가공공장을 찾았다. 이물질 차단을 위한 에어커튼을 지나 작업장에 들어가기 전 안내자가 모니터 단원들에게 솔직하게 당부한다. 네 명의 모니터 단원은 부직포로 만든 가운을 입고, 모자, 마스크를 써 완전무장했다. 장화를 신고 손을 씻어 말린다. 에어샤워기를 지난다. 또 한 번 손 소독을 한다.
김치 담그기 작업장에는 위생복을 입고 토시를 한 작업자들이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가 천천히 돌아간다. 모니터 단원들은 바닥, 후드 등 작업장 구석구석을 살핀다. 이채윤씨가 틈틈이 사진을 찍는다. 점검표를 쓸 때 사진을 다시 보며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성북구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의 원년 멤버로 6년째 활동하고 있다. 모니터링 점검 사항을 훤히 꿰뚫고 있어 단장 역할을 한다. “이 공장은 해마다 모니터링을 받아 관리를 잘하는 곳”이라고 귀띔해준다.
올해 처음 모니터 단원이 된 정수진, 정준영, 박승주씨가 배추 세척장을 함께 살펴본다. 배수시설이 잘되어 있는지, 바닥에 고인 물은 없는지 눈여겨본다. “바닥에 물이 고이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수진씨가 말해준다. 씻은 배추를 담는 플라스틱 팔레트가 깨끗한지,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비닐을 잘 덮는지도 살핀다. 온도조절 환풍기에 먼지가 있는지, 물방울은 생기지 않는지 보고, 바닥과 천장에 페인트 벗겨진 곳은 없는지도 살핀다. 양념 재료 보관장에서는 새우젓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보관하는지 확인한다. 재료 다듬질실에서는 이물질을 잘 찾아낼 수 있게 조명이 밝은지, 세척수가 깨끗한지 본다. 재료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용기가 받침대 위에 올려졌는지 살피던 정준영씨가 발페달 쓰레기통을 밟아본다. 잘 안 열리면 손을 쓰게 돼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단다. 완제품 보관실에서는 0~1도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다. 자동온도조절 장치가 잘 작동되는지 본다. 포충등과 트랩(쥐 포획틀)의 설치와 관리도 살핀다. 작업장 밖으로 나가 재료 창고, 폐기물 처리장까지 점검한 뒤 모니터단은 공장 사무실로 돌아와 서류 점검 작업을 이어간다. 관리 직원들에게 서류를 추가로 요청했다. 상수도 요금 고지서를 보며 수돗물로 작업하는지도 확인한다. “법적으로 배추 등 재료를 씻는 데 지하수를 쓰면 안 된다”고 박승주씨가 말한다. 천일염 원산지 증명서도 요청했다. 배추량에 견줘 천일염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배송 차량의 운행 일지를 보며 냉장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운송하는지도 점검한다. 모니터링은 2시간여 만에 끝났다. 모니터 단원들이 회의하도록 공장장과 직원들이 자리를 비켜준다. 단원들은 각자가 확인한 점검표를 내어놓고 논의를 시작했다. 시설 설비, 개인 위생, 작업 공정, 환경 위생 등 대체로 모든 항목이 양호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작업장 후드팬, 완제품실의 바닥, 외포장실에 쌓여 있는 박스 등에 대해서는 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공장장과 직원들이 다시 들어오고 모니터단을 대표해 이씨가 점검 내용을 전달한다. 작업장 후드팬들이 청결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이정열 공장장이 바로 “교체하겠습니다” 하고 시원하게 대답한다. 다른 지적 사항에 대해서도 그는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한다. 모니터 단원들은 “와서 직접 확인해보니, 잘하고 계셔서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다”고 웃으며 말한다. 이날 점검 내용은 함께 방문한 성북구의 친환경급식팀을 통해 업체에 공식 전달된다. ‘친환경 급식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성북구는 2013년부터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을 꾸려오고 있다. 모니터 단원은 성북구의 초·중·고 자녀들 둔 학부모들이다. 올해는 47명의 학부모가 학교급식 식자재(김치, 수산물, 과일) 공동구매 공급업체를 모니터링한다. 신수련 성북구 교육아동청소년담당관은 “공급업체 운영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등 모니터단 활동의 효과는 확실히 있다”며 “좀더 많은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모니터링 방식과 예산을 조정하려 한다”고 했다. 아산/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8일 충남 아산 선도농협 김치 가공공장에서 성북구 학부모 급식 모니터 단원들이 완제품실에 있는 김치의 포장 상태와 플라스틱 팔레트에 적정하게 담겼는지 살피고 있다. 성북구 제공
올해 처음 모니터 단원이 된 정수진, 정준영, 박승주씨가 배추 세척장을 함께 살펴본다. 배수시설이 잘되어 있는지, 바닥에 고인 물은 없는지 눈여겨본다. “바닥에 물이 고이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수진씨가 말해준다. 씻은 배추를 담는 플라스틱 팔레트가 깨끗한지,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비닐을 잘 덮는지도 살핀다. 온도조절 환풍기에 먼지가 있는지, 물방울은 생기지 않는지 보고, 바닥과 천장에 페인트 벗겨진 곳은 없는지도 살핀다. 양념 재료 보관장에서는 새우젓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보관하는지 확인한다. 재료 다듬질실에서는 이물질을 잘 찾아낼 수 있게 조명이 밝은지, 세척수가 깨끗한지 본다. 재료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용기가 받침대 위에 올려졌는지 살피던 정준영씨가 발페달 쓰레기통을 밟아본다. 잘 안 열리면 손을 쓰게 돼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단다. 완제품 보관실에서는 0~1도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다. 자동온도조절 장치가 잘 작동되는지 본다. 포충등과 트랩(쥐 포획틀)의 설치와 관리도 살핀다. 작업장 밖으로 나가 재료 창고, 폐기물 처리장까지 점검한 뒤 모니터단은 공장 사무실로 돌아와 서류 점검 작업을 이어간다. 관리 직원들에게 서류를 추가로 요청했다. 상수도 요금 고지서를 보며 수돗물로 작업하는지도 확인한다. “법적으로 배추 등 재료를 씻는 데 지하수를 쓰면 안 된다”고 박승주씨가 말한다. 천일염 원산지 증명서도 요청했다. 배추량에 견줘 천일염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배송 차량의 운행 일지를 보며 냉장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운송하는지도 점검한다. 모니터링은 2시간여 만에 끝났다. 모니터 단원들이 회의하도록 공장장과 직원들이 자리를 비켜준다. 단원들은 각자가 확인한 점검표를 내어놓고 논의를 시작했다. 시설 설비, 개인 위생, 작업 공정, 환경 위생 등 대체로 모든 항목이 양호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작업장 후드팬, 완제품실의 바닥, 외포장실에 쌓여 있는 박스 등에 대해서는 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공장장과 직원들이 다시 들어오고 모니터단을 대표해 이씨가 점검 내용을 전달한다. 작업장 후드팬들이 청결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이정열 공장장이 바로 “교체하겠습니다” 하고 시원하게 대답한다. 다른 지적 사항에 대해서도 그는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한다. 모니터 단원들은 “와서 직접 확인해보니, 잘하고 계셔서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다”고 웃으며 말한다. 이날 점검 내용은 함께 방문한 성북구의 친환경급식팀을 통해 업체에 공식 전달된다. ‘친환경 급식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성북구는 2013년부터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을 꾸려오고 있다. 모니터 단원은 성북구의 초·중·고 자녀들 둔 학부모들이다. 올해는 47명의 학부모가 학교급식 식자재(김치, 수산물, 과일) 공동구매 공급업체를 모니터링한다. 신수련 성북구 교육아동청소년담당관은 “공급업체 운영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등 모니터단 활동의 효과는 확실히 있다”며 “좀더 많은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모니터링 방식과 예산을 조정하려 한다”고 했다. 아산/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