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국제 블록포장 단체 회장 “서울, 걷기 편한 도시됐다”

서울시 주최 ‘2018 국제 콘크리트 블록포장 콘퍼런스’ 가보니

등록 : 2018-10-25 15:29
30여 나라 500여 학자·기업인 참가

‘보도블록 10계명’ ‘인도 10계명’ 등 호평

“서울시 HW·SW 동시 혁신 놀라워”

투수·3D홀 등 신개념 블록 등장

지난 17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8 서울 국제 콘크리트 블록포장 콘퍼런스’가 열렸다. ‘보도블록 10계명’ ‘인도 10계명’ 등 서울시 보도 정책과 함께 ‘투수 블록’ ‘3차원 홀 블록’ 등 신개념 블록들이 전시됐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빗물이 고이는 보도, 미끄러운 점자블록…. 그동안 서울 시민이 걸었던 보도 현실은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시민 불편을 초래했던 보도 60년 관행에 마침표를 찍고자 2012년 4월 서울시는 ‘보도블록 10계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7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서울시와 한국블록협회가 함께 연 ‘2018 서울 국제 콘크리트 블록포장 콘퍼런스’가 한창이었다. 독일·미국·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일본·네덜란드·폴란드 등 30여 나라에서 온 500여 명 앞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하종현 서울시 안전총괄관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서울시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보도포장 수준 향상을 위한 ‘보도블록 10계명’과 보행자가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가로 조성을 위한 ‘인도 10계명’ 등을 소개했다.

서울시는 보도블록 10계명 정착을 위해 보도블록 신개발품 전시회와 국제 포럼으로 구성된 ‘보도블록 엑스포(EXPO)’를 해마다 열고 있다. 또 보도 공사에 참여하는 시공자와 감독자에게 보도포장 전문기술교육을 의무화했다. 보도 공사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러자 2014년 보도블록에 대한 시민의 만족도는 2013년보다 60%나 올랐다.


하 총괄관은 “보도는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공간이자 시민사회에 꼭 필요한 공간인만큼 서울시는 더 나은 보행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정책에 대해 데이비드 스미스 셉트(SEPT) 회장은 “보도블록 10계명은 하드웨어적 혁신이고, 인도 10계명은 소프트웨어적 혁신인데, 서울시가 이걸 동시에 추진해서 사람들이 걷기 좋은 편한 도시가 됐다”며 놀라워했다.

셉트는 블록포장의 학술·기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연구원·교수·협회 등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로, 콘크리트 블록포장 관련 유일한 국제행사인 ‘국제 콘크리트 블록 포장 콘퍼런스’를 1980년부터 3년마다 열고 있다. 이 행사는 보도블록 포장, 설계, 시공,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기술을 소개하고 최근 이슈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 블록포장 관련 장비와 신제품을 전시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행사장에 마련된 서울 보도정책 홍보관에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독일, 영국 등 유럽 기업인들은 보도블록 10계명과 인도 10계명이 어떻게 지켜지는지에 관심이 많았다. 슬로바키아에서 온 기업가는 “서울처럼 안전하고 걷기 좋은 도시는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기대 서울시의회 도시건설안전위원장은 “최근 도시 교통의 패러다임이 자동차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뀌면서 걷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며 “시의회는 서울시가 중점 추진하는 ‘걷기 편한 행복거리 만들기 사업’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학진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블록 포장의 발전적인 방안이 마련돼 서울시 보도 정책이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고 했다.

9개 나라 50개 업체가 운영한 전시관에는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전시되고 있다. 독일 등 유럽 업체들은 주로 블록을 찍어내는 생산 공정에 들어가는 요소 기술들을 전시했고, 국내 업체들은 빗물이 그대로 통과해 침수 피해를 방지하는 ‘투수 블록’과 지난해 말 세종시 중앙로 차도에 설치된 ‘3차원 홀 블록’ 등 신개념 블록들을 선보였다. 조윤호 한국블록협회 회장은 “이번 콘퍼런스는 전 세계 블록 관계자들의 축제장이자 평소 블록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블록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