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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못잖은 동네정치”…초선 구의원의 매콤한 100일
진선미·양기열·주이삭·이기중 등 4당 30대 의원, <서울&> 주최 좌담회 “구의회에서도 정당 논리가 횡행”…민원 해결 어려움과 중요성 실감
등록 : 2018-11-01 15:25
10월25일 오후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좌담회를 하기 앞서, 4당의 30대 초선 구의원 4명이 6·13 지방선거 운동 때 입었던 옷을 다시 입고,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주이삭 서대문구의원, 양기열 은평구의원, 이기중 관악구의원, 진선미 강동구의원.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그래도 진 의원은 주눅 들지 않고 “남녀 불문, 연령 불문 먼저 다가가 악수하고 소통한 결과 주민들이 많이 알아본다”고 했다. “휴일에 친구들과 밥 먹으러 나갔는데 주민이 알아보고 인사해 당황해서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구의원이란 정체성을 가장 실감한 순간은 언제일까?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민원 처리 문제를 꼽았다. 양 의원은 백팩에 양복을 구겨넣고 자전거를 타고 의회에 출퇴근한다. 만나는 주민들에게 “급할 때 언제든 연락 달라”고 하는데, 간혹 새벽에 술자리에 나오라는 전화도 걸려온다고 한다. 그리고 폐회로텔레비전(CCTV·시시티브이) 설치 민원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설치비 부담 때문에 모두 설치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어서 이미테이션 시시티브이를 혼용하자고 구청 쪽에 제안한다고 했다. 지난여름 폭우 때 건설 현장 옆 담벼락이 무너졌다고 민원을 받았을 때 구청의 건축과, 토목과, 파출소, 민원인을 모아 회의 자리를 만들어 해결했을 때는 구의원으로서 뿌듯했다 한다. “쓰레기 처리와 CCTV 설치 민원 많아”…“스트레스로 병원행” 구의원이 해결 어려운 민원도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다니며 주민들과 접촉하는 주 의원은 재개발 재건축 지역이 많은 동네 특성상 무단투기된 쓰레기 처리 민원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쓰레기 문제만 잘 처리하면 대통령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어려운 문제다. 저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의회 내 연구모임을 만들려 한다. 얼마 전 서대문구 충현동 통장님이 골목 깊숙한 빈집 앞에 쌓인 쓰레기를 알려왔다. 바로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구청에 말해 해결하고 민원인에게 답변을 줬더니 고마워했다.” 여당 의원인 진 의원은 구의원으로서는 해결하기 힘든 대형 민원을 감당하지 못해 잠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욕부터 시작하는 민원 문자가 한때 300개 이상 오기도 했다.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 행복주택 강일동 3만8천 가구 건립 등을 반대하는 의견이다.” 그래도 진 의원은 민원인들을 의회로 모셔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들어주자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들어주고 피드백(반응)을 해주니 소통이 이뤄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기중 의원은 밤늦게 오는 전화가 많은 편인데, 지역 단체 회원 활동을 많이 하다보니 민원 전화보다는 술 먹자는 전화가 많다고 한다. 민원과 관련해서는 일단 귀담아들으려 노력하는데, 간혹 억지 민원도 많아 어렵다고 했다. 김도형·이현숙 선임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