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왁자지껄 신선한 ‘신석기 체험’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

등록 : 2018-11-01 15:46 수정 : 2018-11-05 09:57

‘서울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인 강동구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문명이 싹튼 도시이기도 하다. 6천 년 역사가 고스란히 서울의 동쪽 끝자락인 강동에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마을이 암사동 유적지다. 우리나라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한강 유역 최대의 집단 취락지로 그 가치가 남다르다. 더구나 이번 가을엔 유적 내 제1전시관이 전면 리모델링돼 530여 점의 선사시대 유물을 소장한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으로 재탄생됐다. 지난 9월12일에는 제1종 전문 박물관으로 공식 등록돼 손님맞이에 바쁘다.

암사동 유적은 1925년 집중호우로 한강 주변이 휩쓸려 내려가던 때, 처음 그 존재를 드러냈다. 대홍수는 가슴 아프지만, 이 당시 땅 밑 깊숙이 묻혀 있던 엄청난 양의 토기들이 출토됐다니 실로 엄청난 반전인 셈이다.

이후 1976년 장충고등학교 야구장을 짓고자 토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빗살무늬토기와 돌무지 등 학술 가치가 높은 선사시대 유물이 드러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 뒤 국립중앙박물관 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몇 차례의 발굴을 통해 40기 이상의 집터와 빗살무늬토기, 그물추, 갈돌, 갈판, 화살촉 등 각종 6천 년 전 생활 유물들이 출토됐다.

암사동 유적은 한강을 중심으로 어로와 채집 생활을 하며 살았던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주거 생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인정받으면서, 1979년 7월 사적 제267호로 지정됐다.

이번에 새로 단장한 박물관은 학생들의 현장학습, 움집·토기 만들기, 수렵·채집·발굴 등 선사 체험으로 늘 왁자지껄하고 생생하다.

박물관 건물은 우리나라 대표적 신석기 유적이라는 위상에 걸맞도록 발굴 토층과 움집을 현대적으로 형상화했다. 입구를 지키는 움집 9기와 물고기를 잡는 어부, 사슴과 멧돼지를 잡는 사냥꾼 등의 야외 조형물을 지나 박물관의 문을 열면, 유적의 과거와 미래를 표현한 장승효 작가의 현대미술 작품이 보인다. 탁 트인 하늘이 배경이라 관람객마다 ‘인증샷’을 찍느라 정신없다.


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신석기체험실’로 구성됐다. 상설전시실에는 역사 교과서 첫 장에 등장하는 신석기 유적의 보물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해 흑요석, 옥 장신구 등 암사동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담았다.

신석기체험실은 불 피우기, 갈돌갈판 체험 등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한가득하다. 발굴 토층 전사 전시, 대형 스토리 영상, 증강 현실(AR) 체험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전시 콘텐츠는 더욱 흥미롭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박물관에는 또한 유물의 보관과 국내외 주요 박물관·학술기관과 유물 대여와 교류가 가능하도록 수장고를 새로 지었다. 이러한 노력이 서울 암사동 유적을 빛나게 하고, ‘세계유산 등재’라는 결실을 얻게 할 것이다.

관람 시간: 화~일 오전 9시30분~오후 6시. 요금: 어른 500원, 청소년 300원. 문의: 강동구청 선사유적과(02-3425-6520), 암사동 유적 누리집(sunsa.gangdong.go.kr).

김혜령 강동구청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강동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