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청년 예술인의 아지트, 데이트 명소

신촌문화발전소

등록 : 2018-11-08 15:51

서대문구 신촌 명물거리에서 바람산 언덕을 오르면 특이한 외양의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청년 문화예술가와 청년 문화기획자를 위한 청년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 ‘신촌문화발전소’다.

올해 6월 개관한 신촌문화발전소는 문화예술가들에게만 열린 공간은 아니다. 개관한 뒤 재즈 그룹 ‘프렐류드’, 피아니스트 이진상, 월드뮤직 그룹 ‘세움’, 록 그룹 ‘로맨틱 펀치’ 등 재즈에서 클래식, 록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무대에 올랐다. 일반 젊은이들에게도 입소문이 나며 신촌의 새로운 공연 명소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지난 10월에는 연극 관객들 사이에서 최근 주목받는 창작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1인극 <양조아편> 공연이 열렸다. 이 공연은 5회차까지 전석 매진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신촌문화발전소는 개관 이후 지난달까지 공연이 24개 열렸고, 총 관객 1200여 명이 찾았다.

신촌문화발전소는 ‘발전소’라는 이름처럼 청년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함은 물론, 함께 성장하길 바라며 만든 문화예술 플랫폼이다. 약 80석 규모의 소공연장, 창작기획 스튜디오를 갖추었다. 이를 활용해 반짝이는 청년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공동 기획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지난 7월 장르와 형식의 제한 없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예술 실험을 하는 청년 예술가와 단체에게 응모 신청을 받았으며, 최종 6개 작품이 선정됐다. 문화발전소는 청년 예술가들에게 공간과 각종 장비·홍보를 지원한다.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이 12월까지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의 히로인이었던 소리꾼 류가양의 모노 판소리 <렬렬춘향>, 동작 연극(피지컬 시어터)를 표방하는 극단 명랑거울의 <잠재된 눈물>, 젊은 안무가 이주원이 청년들의 불안한 현실을 춤과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무용 <불안한 뮤즈들> 등이다.

신촌문화발전소를 방문하는 이들은 세 번 놀란다. 먼저 카페와 옥상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신촌의 멋진 전경에 놀라고, 두 번째는 사방을 벽돌로 지은 작은 공연장의 우아함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날마다 이어지는 공연 횟수를 듣고 놀란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곳곳마다 쓰임새가 다양하고 청년 예술가들이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지난 10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신촌의 새로운 문화 공간을 탐방하고자 신촌문화발전소를 찾았다. 4층 옥상에 오른 이들은 모두 탄성을 질렀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신촌의 전망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낮은 물론이고 어둠이 내려앉은 밤에는 형형색색 신촌의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야경을 바라볼 수 있어 연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데이트 명소가 됐다.

신촌문화발전소는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지하에 60~80석의 가변형 객석을 가진 소극장이 있고, 1층은 로비, 2층은 청년들의 커뮤니티 모임과 회의, 강좌 등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 창, 3층에는 카페 바람이 있다. 4층 야외 테라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신촌을 내려다볼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경의선 신촌역 중간쯤에 있는 신촌문화발전소는 ‘청년 문화예술인을 위한 아지트’라는 슬로건답게 청년 우대 정책을 편다. 청년은 모든 기획 공연티켓 50% 할인, 카페도 500원씩 깎아준다. 청년들을 위한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신촌문화발전소의 창창한 역할을 기대한다.

글·사진 정연일 신촌문화발전소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