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현장에서 그림 그리기

관객 앞에서 그리기 퍼포먼스 ‘전시’ 여는 김충재

등록 : 2019-01-03 15:09

“이 공간에서 전시 기간 동안 작업을 합니다.”

19일까지 갤러리 이알디(ERD)에서 열리는 제품 디자이너 김충재(33·사진)의 <[Vice versa] : the other way around> 전시장 벽면에 이 문구가 씌어 있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잘생긴 미대 오빠’로 알려졌지만 알고 보면 2016년부터 단체전에 참가해 이름을 알렸다. 이번에는 ‘낯설게 보기’라는 주제를 내세워 첫 개인전을 열었다. ‘거꾸로, 반대로 해도 같다’는 뜻이 담긴 전시 제목은 “서로 상반된 두 요소를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구상한 것”이라 한다. 그동안 기하학적인 직선의 교차점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 한 작품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 열망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관객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이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이 빈 캔버스를 사면 작가는 거기에 그림을 그려서 준다. 굳이 전시장에서까지 왜 작업을 할까. “지금껏 여러 전시에 참여했지만 막상 개막하면 갤러리에 나오지 않게 돼요. 그림을 그려준다고 약속하면 조금이라도 현장에 나오지 않을까요?” 그림 그리는 과정을 인터넷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미디어 크리에이터로서 작가의 역할을 넓힌 것일까. 이런 과정도 “일반적인 그림 구매 과정과는 다른 ‘낯선 풍경’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상업 디자이너로 알려진 김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진 그림도 공개했다. 그동안 이어왔던 디자인에서 영역을 확장한 것인지 물었다. “원래 서양화를 전공했고 꾸준히 그려왔는데 몰라보네요. (웃음) 상업예술과 순수예술, 회화와 제품, 가상과 현실 등 서로 대비되는 경계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낯설게 보기’의 연장선입니다.”

■ 김충재는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대학원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도쿄디자인위크 그룹전>(2015),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부산디자인페스티벌> (이상 2016), <공예트랜드페어 신진 공예작가 전시>(2017), <루나파크 전: 디자인 아일랜드> (2018)에 참여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