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550개 생활 물품 싸게 빌려드려요

성동구 공유 촉진 요람 ‘성동공유센터’

등록 : 2019-01-11 14:34
지난해 10월6일 오후 성동구 행당동 성동공유센터에서 옥상 축제가 열렸다. 성동구 제공

2017년 11월 성동구 행당동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성동공유센터가 문을 열었다. 행당역과 논골사거리 인근에 있는 지상 3층의 건물에 들어서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게 느껴지는 공간 구조에 놀라게 된다.

1층 물품 공유소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하지만 사용 빈도가 낮아 사기에는 아까운 각종 공구, 캠핑 용품, 소형 가전 등 생활 용품을 빌려준다. 생활에 필요한 약 240종 550여 개 물품을 갖췄다. 제품 가격의 3% 정도 값으로 빌려줘 부담도 적고 기간 연장도 된다. 2층 공유 프로그램실은 재능, 경험, 지식 등을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 운영 공간으로 주민 누구나 강사가 되어 자신의 재능이나 경험을 이웃들과 공유할 수 있다.

3층에 올라가면 카페처럼 예쁜 공간이 나온다. 주민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과 다양한 책이 있는 공유 서가가 있다. 신발을 벗고 공유 서가 옆 좁은 계단을 따라 들어가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자그마한 다락방이 나오는데, 가족이 오붓하게 책을 읽거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좋다.

성동공유센터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는데다가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 라돈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났을 때도 발 빠른 대처로 라돈 측정기를 빌려줘 주민의 불안감을 푸는 데 도움을 줬다. 사회에 민감한 이슈가 생겼을 때 바로바로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 찾은 사람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용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방문하거나 누리집(share.sd.go.kr)에서 가입한 뒤 공유센터에 와서 빌리면 된다.

지난 10월6일에는 공유 기업과 함께하는 옥상 축제가 열렸는데, 주민들의 열띤 호응과 높은 만족도로 성황리에 마쳤다. 풍선 마임 공연과 공유 물품인 솜사탕 기계 등을 활용해 아이뿐 아니라 부모의 관심을 끌어냈다. 공간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확대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아울러 서울시 지정 공유 기업을 활용해 공유 기업에 대한 주민 인지도를 올리고 공유 문화 인식 확산과 홍보에 애쓰고 있는 성동구의 노력을 볼 수 있었다.

라돈 측정기 박스에 붙어 있는 ‘성동에 살아요. 당신의 성동을 공유해주세요’라는 문구처럼 정이 오가는 공동체를 통해 자연스레 지역과 나라의 경제까지 건강하게 만드는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성동공유센터는 기대 이상이었다. 공유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다양한 공유 활동 체험 기회를 제공해 나눔과 소통을 통한 공유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며, 지역의 다양한 공유 자원을 모으고 연계해 활발한 공유 활동을 끌어갈 수 있는 공유 거점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정창균 성동구 마을공동체과 주민참여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