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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출신의 이웃 돕기, 영등포구에 1천만원 기탁

등록 : 2019-01-17 16:40 수정 : 2019-01-17 17:22
지난 10일 전달식에 참석한 임도영 보현의 집 원장(맨 왼쪽),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오른쪽에서 세번째), 전진수 서울시 자활지원과 팀장(맨 오른쪽). 영등포구 제공

지난 10일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소속 ‘노숙인 자활시설’ 영등포 보현의집(원장 임도영)에서 생활하는 이용인 4명이 영등포구청을 찾아왔다. 도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움을 주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이들 과거 노숙인들은 저소득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성금 1천만원을 맡겼다고 구는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영등포 보현의집에서 기획한 ‘소년소녀 가장 돕기’ 자전거 국토 종주 프로그램에 참여해 모금한 후원금 1천만원을 쾌척한 것이다. 국토 종주 프로그램에는 보현의집 이용자 11명이 참여했다.

전달식에는 완주자 11명 중 이병민·문관호씨 등 4명을 비롯해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임도영 보현의집 원장, 전진수 서울시 자활지원과 팀장이 참여했다.

이번 성금 기탁은 사회복지서비스 수혜자로 받기만 했던 데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 후원을 할 수 있는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고 싶다는 노숙인들의 의지에서 시작되었다.

임도영 보현의집 원장은 “노숙인도 어엿한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에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소년소녀 가장 돕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지역사회 취약계층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노숙인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재기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홈리스들이 지역사회 이웃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해주어 감사하며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등포 보현의집은 약 250명의 노숙인이 생활하는 노숙인 자활시설로, 겨울철에는 거리 노숙인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응급대피소도 운영한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