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초연 작품의 캐릭터 변화

창작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 의 배우 윤석원

등록 : 2019-01-24 15:00

“아기를 낳고 키우는 육아하고 비슷해요.”

세 살 쌍둥이의 아버지이자 뮤지컬 배우인 윤석원(38)은 오는 2월1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하는 창작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서휘원 작, 김동연 연출)에 출연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뱀파이어…>는 라이선스 작품이 아니라 신진 작가의 이야기를 무대 작품으로까지 올리는 충무아트센터 ‘블랙 앤 블루 시즌4’의 결과물이다.

총 제작 기간만 1년6개월. 등단한 적 없는 신진 작가인 서휘원 작가의 대본은 1시간의 시사회와 8개월의 완성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 전용극장에 올랐다. 윤석원은 이 창작 관정을 함께했다. 시사회 때도 열연을 선보였다. “두 딸을 키우는 시기와 비슷해서 그럴까요? 극이 점차 완성되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없는 희열을 느낍니다.”

배우로 데뷔한 지는 지금부터 10년 전이다. “물류회사에 다닐 때, 우연한 기회에 <밑바닥에서>라는 공연을 보고 무작정 오디션을 봤어요.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인데, 언젠가 연출가가 같이 해보지 않겠냐 하더라고요.” 그는 이후 배우로 활동하면서 대학로의 작은 공연도 메이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단다. 실제로 전작들을 살펴보면 <러브레터> <명동 로망스> 등 이제 갓 시작하는 것들이 많다. “한 작품이 무에서 유로 변해가는 것을 보면 맨바닥에서 집을 짓는 과정이랑 비슷하게 느껴져요.”

윤 배우가 <뱀파이어…>에서 맡은 ‘존’(사진)은 비밀을 간직한 뱀파이어 ‘아더’를 위해 헌신하는 집사 역이다. 지난해 3월 처음 무대에 올랐던 시사회 때와는 역의 이미지가 조금 달라졌다면서, 그런데 이것도 초연 작품의 매력이란다. 한 편의 극은 관심과 애정을 먹고 조금씩 자라는 생명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연과 삼연을 거치면서 조금 살이 붙으면 악역에서 연민이 느껴지는 역할로 바뀌지 않을까요?”

■ 윤석원은 대학에서 연출을 공부했으며, 한때 회사를 다니다 우연한 기회에 공연계에 들어왔다. 그가 참여한 뮤지컬로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명동 로망스> <홀연했던 사나이> <러브레터> 등이 있으며, 연극으로는 <더 로스트> <한놈두놈 삑구타고> <물고기 남자>가 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