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고민 나누니 아이 걱정 덜었어요” 아파트 워킹맘들
2014년 구성된 용산구 도원생태놀이맘
등록 : 2016-05-19 18:38 수정 : 2016-05-20 11:39
직장부모 커뮤니티 ‘용산 도원생태놀이맘’은 현재 동네 맞벌이 13가정이 참여해 지역의 돌봄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14일 도원생태놀이맘 부모와 아이들이 동네 놀이터에 모여 몸놀이 활동을 하는 모습.
지난해에는 동네 탐방과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더했다. 해방촌을 찾아가서 청소년학교인 ‘달꽃창작소’를 구경했다. 아이들은 꼬불꼬불한 골목, 오래된 시장을 보고 신기해했다. 용산가족공원에 텃밭을 분양 받아 공동으로 경작도 했다. 부모와 아이들은 감자, 고구마, 토마토, 가지 등을 심고 가꿔 수확하는 경험을 나눴다. 3년 동안 도원맘 모임에는 스무 가정이 참여했다. 부모들 직업은 유치원·초·중등 교사, 일반 기업체 직원, 은행원, 공무원, 기자 등 다양하다.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어린이집이나 대출 문제 등에 대해 상담을 하기도 하고 텃밭에서 따 온 채소들을 나누기도 한다. 도원맘 회원들의 출석률은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50~70% 전후다. 그런데 지난 연말 참여자를 상대로 평가해 봤는데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출석률은 80% 이상으로 나왔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는 함께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아빠와 함께하는 몸놀이’ 프로그램이 끝났지만 더 놀고 싶은 아이들은 놀이터에 남았다. 회원 최은서(39)씨는 “걱정 없이 아이들을 놀이터에 두고 갈 수 있는 게 너무 좋다”고 말한다. 이사 온 지 6년 만에 진짜 가까운 이웃들이 생겼단다. 세 아이를 둔 최씨의 아이들은 직장 어린이집에 다니다 보니 동네 놀이터에서 왕따를 당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동네에서 비빌 언덕이 없던 그에게 도원맘 모임은 든든한 힘이 되어 준다. 가까운 이웃은 사촌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최씨와 강씨는 서로 언니, 동생하며 모임에 힘을 더한다. “이제 어디에 살든 이런 모임에 참여할 것 같아요.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야겠지요” 하며 강씨가 웃으며 말했다. 글·사진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