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분단, 게임으로 알아보기

베를린 장벽 부순 사람들 전시회 임애련씨

등록 : 2019-01-31 14:55 수정 : 2019-01-31 16:28

“두 나라가 가진 통일과 분단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

문화예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놀공발전소’의 공동대표인 임애련(50·사진) 씨는 오는 2월9일까지 서울시청 지하 1층에 있는 시민청 갤러리에서 열리는 <월페커즈>(wallpeckers) 전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장벽을 부수는 사람들’로 해석되는 전시명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에 망치와 곡괭이로 실제 장벽을 부순 사람들을 뜻한다.

동·서독을 가로막았던 장벽이 무너진 지 30주년을 맞아 기획된 <월페커즈>는 전시 준비만 2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임 대표는 “양국은 비무장지대(DMZ)와 장벽을 사이에 두고 놀라운 정도로 닮았어요. 머지않아 두 나라가 분단의 역사는 물론 통일의 역사도 공유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라며 취지를 밝혔다.

임 대표는 “독일에선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 되면서 이제는 분단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태어나기 시작했고, 우리는 60년이 넘게 분단이 지속되면서 통일은 낯선 주제가 됐다”며, 최근 몇 개월간 보여준 수많은 변화에 주목해볼 때, 이제는 통일을 이루는 과정을 대비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분단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마주하는 개인의 이야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놀공’이 잘할 수 있는 아이템인 ‘게임’을 내세웠다.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보다 게임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자신의 속도에 맞춰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육하원칙에 따라 6개의 주제에 총 54개의 한반도와 독일의 분단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적혀 있다. 관람객은 30분 이내에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기사를 작성하면 된다.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메시지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정보를 찾아가며 기사를 써야 하기 때문에 분단을 바라보는 ‘역사적 관계 맺기’가 조금은 감정적으로,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 임애련은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공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고, 동 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 Being Faust>(2014~2019), <도쿄 국제 연극제>(2015), <타이포잔치>(2015),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2015), <수남장마당> (2018), <월페커즈 베를린>(2019), <월페커즈 한국>(2019)이 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