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7월21일, 종로도서관이 철거되기 전의 모습이다. 가운데 우뚝 선 나무 뒤로 옛 종로도서관 뒷모습이 보인다.
2016년 종로도서관이 철거된 뒤 지은 파고다상가 아케이드는 1983년 철거됐다. ‘파고다 공원’은 1991년 탑골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상가가 들어섰던 자리엔 낮은 담장과 주차장이 생겼다. 서울시, 기억발전소 제공
갈래머리 여고 시절 관훈동에 살던 최혜순(73)씨가 즐겨 찾던 곳은 사라진 옛 종로도서관이다. 1920년 경성도서관으로 개관해 우리나라 최초의 도서관으로 알려진 ‘종로도서관’은 자리를 옮겨 지금은 사직공원에 있지만, 1967년까지는 종로2가 ‘파고다공원’ 서쪽 옛 한국군악대 임대 건물 자리에 있었다. 혜순씨가 여고생이던 1962년만 해도 지금 같은 독서실이 없던 때라 열람실에는 학생들이 유난히 많았다. 한해 종로도서관 이용객 15만명 중 13만명이 학생이라는 사설이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종로도서관은 아침 9시부터 문을 열었는데, 260명 정도만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어 아침 5~6시 즈음이면 도서관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당시 서울에 시립도서관은 종로도서관과 1922년에 개관한 남대문도서관(현 남산도서관) 두곳뿐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지은 도서관이라 원하는 책을 찾으러 서가에 가면 서가에 꽂힌 책의 절반이 일본어 책이었다고 한다. 종로도서관은 파고다공원 아케이드 조성 사업으로 1967년 10월 철거되었다. 이듬해 사직공원에 새로운 종로도서관이 생겼지만, 그의 기억 속 종로도서관은 여전히 파고다공원 옆 담장에 있다.
박소진 기억발전소 기획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