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그날의 함성, 다시 맛보는 그날의 감격

3·1운동 백주년 기획 연재  ‘서울 만세지도’
서울광장서 만세 행진과 시민 대합창 행사
각 자치구, 창작 뮤지컬 등 다채로운 행사
성북·성동 등 만세운동 일어난 곳 행사 다채
성북구, 독립운동가 후손 선언서 낭독

등록 : 2019-02-21 16:17
서울시 만세지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전국이 분주하다. 1919년 3월1일 그날의 감격과 염원을 기념하려는 움직임이다. 서울도 새 단장을 마쳤다. 미래를 넘겨주고 과거로 물러난 사람과 공간들이 오늘날 지도 속으로 다시 소환됐다. 선열들이 목 놓아 부르짖은 독립만세 함성과 태극기가 일렁였던 현장을 보고 느낄 기회다. 따뜻한 봄과 평화로 가는 길목에서 ‘2019년 서울 만세 지도’를 그렸다.

오는 3월1일 역사의 거리가 살아난다. <서울앤>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기획 특집 시리즈 기사를 내보낸다.

3·1운동 100주년, 서울 곳곳 만세 행사

“3·1운동을 만든 독립 선언들이 있습니다” 지난 2월8일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새 문구가 올랐다.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의 ‘2·1 독립선언서 초고’, 재일 조선 유학생들의 ‘2·8 독립선언서’가 서울광장 위로 펼쳐졌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았다. ‘100년 전 그 거리’를 재현하고, 나라를 빼앗겼던 설움과 3·1운동 정신을 되새겨보는 행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마련되고 있다. 3·1운동의 중심지였던 삼일대로 일대(안국역~종로2가) 재정비를 마친 서울시는 오는 3월1일 서울광장과 세종대로, 광화문에서 ‘3·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행사’를 연다. 독립운동가 추모 전시, 오페라 등 문화 공연과 현대미술품 전시 같은 다양한 시민 문화 행사를 연다.

당일 행사의 백미가 서울광장에서 펼쳐진다.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세 행진과 시민들 대합창이 어우러질 예정이다. 또한 독립운동가 추모 전시 ‘꽃을 기다립니다’(3월8일까지)에서 독립운동가 1만5천여 명의 이름 푯말이 설치돼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린다.

특별전 ‘서울과 평양의 3·1운동’(3월1일~5월26일,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과 평양에서 일어난 3·1운동의 배경과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세계사적 흐름에서 3·1운동을 조명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터키, 베트남 등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모두를 위한 세계’(3월1일~5월26일, 시립 남서울미술관)도 열린다.


각 자치구에서도 삼일절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오전 11시부터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끝나지 않는 100년의 외침!’이란 주제로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 행사를 연다. 역사관 내 특설 무대에서 배우들이 일제에 대한 저항과 독립 염원을 담은 연기를 펼치며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정문에서 독립관을 거쳐 독립문까지 약 400m 구간에서 3·1독립만세운동 행진을 한다. 시민 누구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동참할 수 있다.

강북구는 우이동 봉황각 쪽에서 오전 9시부터 ‘3·1독립운동 재현 행사’를 열고 독립정신을 되새긴다. 봉황각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1902년 천도교 지도자들을 양성할 목적으로 지은 교육시설로, 민족대표 33인 중 15인을 배출한 역사 공간이다. 오전 10시 도선사 타종식을 시작으로 봉황각까지 약 2㎞에 이르는 길에서 태극기 거리 행진을 하고, 봉황각 정문 앞에서 ‘1919년 3·1독립 만세 운동 퍼포먼스’와 만세 삼창 후 의암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다. 봉황각 강당에서는 ‘윤봉길 의사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를 연다.

금천구는 오후 2시부터 시흥초등학교 강당과 금천구청 주변에서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기미독립선언서 낭독, 3·1절 노래 합창과 만세 삼창을 하고, 금천구청 광장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한다. 나아가 3월28일에는 금천구 안에 3·1운동을 되새기는 ‘작은 역사 박물관(기념관)’을 돌아본다. 안중근기념관, 백범광장, 환구단, 우당 이회영 기념관, 순흥안씨 사당, 녹동서원과 단군전 터 등을 답사하며 민족의 뿌리와 얼을 되새긴다는 취지다.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이자 문학가인 만해 한용운의 집 ‘심우장’이 있는 성북구에서는 성북천을 중심으로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펼친다. 성북천은 1919년 3월 만세운동이 빈번히 일어났던 곳이다.

3·1절 당일에는 성북구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3·1운동을 다룬 창작 뮤지컬을 공연한다. 또한 3·1운동과 성북구를 주제로 한 주민 대상 강연회, 독립운동가이자 민족 시인인 한용운·이육사를 주제로 전시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동작구는 오전 11시30분부터 노들나루공원 등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연다. 독립유공자와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독립선언서 낭독을 하고 동작구청에서 노들나루공원까지 거리 행진을 펼친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문화제’도 4회에 걸쳐 연다. 사당동 이수美로(3월1일)에서 3·1절 기념 콘서트, 노량진역 광장(3월23일, 4월11일)에서 사진 전시와 영상상영, 삼일공원(4월13일)에서 공연과 기념행사 등을 펼친다.

성동구는 오후 1시부터 왕십리광장에서 광복회, 시민단체, 청소년들이 모여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3·1운동 관련 강연과 토크, ‘뚝섬 만세운동’을 재현한 창작뮤지컬 등을 공연하며, 부대 행사로 1900년대 뚝섬 상인들이 먹었던 전통 음식(국말이떡) 체험 행사와 만세운동 피켓·배지 만들기, 독립운동 의상 체험 등 체험 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구로구는 낮 1시30분부터 고척근린공원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광복회 등 보훈단체 회원, 각종 직능단체 회원, 학생 등과 함께 기미독립선언서·축시 낭독, 3·1절 노래 제창, 만세 삼창 등을 펼치며, 3·1만세운동 재현 행진을 한다. 나아가 3월15일까지 신도림예술공간 고리 전시장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사진전’을 열며, 1918년 독립운동 논의 시점부터 3·1운동을 거쳐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한다.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