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도시 농업은 미래를 가꾸는 일”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로 선출된 이은수·조은하
등록 : 2019-02-28 16:11
서울 22개 도시농업단체 협의체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조은하,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서울시와 협치 강화” 목표 꼽아
“도시농업은 채소를 가꾸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가꾸는 것입니다.”
지난 2월22일 마포구 합정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이은수(57)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와 조은하(52)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가 입을 모아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말 2년 임기의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2015년 공식 출범한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22개 지역 도시농업단체들의 협의체다. 구성 단체는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나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처럼 자치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곳도 있고, 귀농운동본부가 만든 텃밭보급소나 환경운동 단체인 환경정의의 도시농업분과처럼 전국 단위 단체의 특별활동 단위인 경우도 있다.
이 공동대표는 “협의회는 지역 네트워크들의 연대를 강화하고, 도시농업과 관련한 시민들의 저변을 확대하고, 서울시와 해야 할 거버넌스(협치)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개별 단체가 하기 힘든 일을 함께 수행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이다. 조 공동대표는 “가령 도농 교류의 경우, 도시농부 단체 몇 개가 연합해서 한 지역에 가 체험도 하고, 농민들과 간담회를 하기도 한다”며 “2018년에는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 함께 가서 사과 따기, 폐비닐 제거 같은 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공동대표는 함께해서 시너지가 나는 활동으로 축제를 꼽았다. “가령 토종 씨앗 나눔은 도시농업의 주요 과제인데요, 여러 단체가 연합해서 ‘토종 종자 씨앗나눔 축제’ 등을 함으로써 훨씬 효과적으로 활동 성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 활동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두 사람도 10년 전에는 평범한 사업가와 주부였다. 그러다 2009~2011년께 도시농업을 경험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한다. 조 공동대표는 2009년 금천구에 있는 남부여성발전센터에서 개설한 ‘도시농업 지도자 과정’을 들은 것이 출발점이다. 당시 주부로서 “귀농에도 관심이 있고, 식물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과정을 마친 뒤 함께 수료한 10여 명의 여성들과 함께 금천구 내 800개 상자텃밭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이후 조 공동대표는 생태 교육 분야와 도시농부학교 등에서 활동했고, 2012년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결성되면서 지금까지 계속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도 2011년 노원구에서 열린 도시농부학교 수강생으로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됐다. 회사원이었던 그는 무언가 돈 버는 것 말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도시농부학교를 마친 그는 옥상에 눈을 돌렸다. 빈 옥상을 빗물이나 음식물 퇴비로 푸르게 가꾼다면 서울시 전체가 더욱 푸르게 되리라는 판단이었다. 옥상 농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그도 2013년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가 결성될 때 대표를 맡은 뒤 지금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금천과 노원의 특색에 맞게 각각 다른 방향으로 도시농업을 발전시켜왔다. 이 공동대표는 야외 텃밭이 많은 편인 노원구의 상황을 활용해 대규모 텃밭 관광지 조성을 꿈꾸고 있다. 노원에 있는 대규모 텃밭인 천수텃밭과 도시농업 관련 시설들을 묶어 세계적인 투어 코스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조 공동대표는 텃밭이 적은 금천구의 상황에 맞게 스쿨팜 등 초등학교 생태 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다. 현재 금천구에서는 18개 초등학교 중 16개가 스쿨팜 교육에 참여한다. 조 공동대표는 “스쿨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자기가 기른 것은 먹으라고 하지 않아도 잘 먹는 등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한다”며 “금천구의 모든 초등학생이 스쿨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 상황은 다르지만 “도시농업이 도시를 살린다”는 믿음만큼은 두 사람 모두 똑같이 확고하다. “도시농업은 우선 개인의 삶을 느리고 여유 있는 삶으로 바꾸게 해줍니다. 그리고 도시농업을 함께 하고 생산물을 나눔으로써 공동체 복원에도 기여합니다. 더 나아가 미세먼지 제거나 열섬 현상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도시농업의 장점을 열거하던 두 사람은 올해 협의회의 중점 사업으로 서울시와 협치 강화를 꼽았다. 도시를 바꾸는 데는 민간과 자치정부가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도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인정해 도시농업과의 공무원 한 명을 협의회와 소통을 담당하도록 지정했다고 한다. 올 한 해 도시농업 축제나 도시농업 장터의 활성화 등을 위한 서울시와 시민 협의회의 2인3각 노력이 기대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1월 말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 공동대표로 선출된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오른쪽)와 조은하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가 지난 2월22일 마포구 합정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총회에 참석해 도시농업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이 공동대표는 “협의회는 지역 네트워크들의 연대를 강화하고, 도시농업과 관련한 시민들의 저변을 확대하고, 서울시와 해야 할 거버넌스(협치)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개별 단체가 하기 힘든 일을 함께 수행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이다. 조 공동대표는 “가령 도농 교류의 경우, 도시농부 단체 몇 개가 연합해서 한 지역에 가 체험도 하고, 농민들과 간담회를 하기도 한다”며 “2018년에는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 함께 가서 사과 따기, 폐비닐 제거 같은 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공동대표는 함께해서 시너지가 나는 활동으로 축제를 꼽았다. “가령 토종 씨앗 나눔은 도시농업의 주요 과제인데요, 여러 단체가 연합해서 ‘토종 종자 씨앗나눔 축제’ 등을 함으로써 훨씬 효과적으로 활동 성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 활동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두 사람도 10년 전에는 평범한 사업가와 주부였다. 그러다 2009~2011년께 도시농업을 경험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한다. 조 공동대표는 2009년 금천구에 있는 남부여성발전센터에서 개설한 ‘도시농업 지도자 과정’을 들은 것이 출발점이다. 당시 주부로서 “귀농에도 관심이 있고, 식물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과정을 마친 뒤 함께 수료한 10여 명의 여성들과 함께 금천구 내 800개 상자텃밭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이후 조 공동대표는 생태 교육 분야와 도시농부학교 등에서 활동했고, 2012년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결성되면서 지금까지 계속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도 2011년 노원구에서 열린 도시농부학교 수강생으로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됐다. 회사원이었던 그는 무언가 돈 버는 것 말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도시농부학교를 마친 그는 옥상에 눈을 돌렸다. 빈 옥상을 빗물이나 음식물 퇴비로 푸르게 가꾼다면 서울시 전체가 더욱 푸르게 되리라는 판단이었다. 옥상 농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그도 2013년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가 결성될 때 대표를 맡은 뒤 지금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금천과 노원의 특색에 맞게 각각 다른 방향으로 도시농업을 발전시켜왔다. 이 공동대표는 야외 텃밭이 많은 편인 노원구의 상황을 활용해 대규모 텃밭 관광지 조성을 꿈꾸고 있다. 노원에 있는 대규모 텃밭인 천수텃밭과 도시농업 관련 시설들을 묶어 세계적인 투어 코스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조 공동대표는 텃밭이 적은 금천구의 상황에 맞게 스쿨팜 등 초등학교 생태 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다. 현재 금천구에서는 18개 초등학교 중 16개가 스쿨팜 교육에 참여한다. 조 공동대표는 “스쿨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자기가 기른 것은 먹으라고 하지 않아도 잘 먹는 등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한다”며 “금천구의 모든 초등학생이 스쿨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 상황은 다르지만 “도시농업이 도시를 살린다”는 믿음만큼은 두 사람 모두 똑같이 확고하다. “도시농업은 우선 개인의 삶을 느리고 여유 있는 삶으로 바꾸게 해줍니다. 그리고 도시농업을 함께 하고 생산물을 나눔으로써 공동체 복원에도 기여합니다. 더 나아가 미세먼지 제거나 열섬 현상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도시농업의 장점을 열거하던 두 사람은 올해 협의회의 중점 사업으로 서울시와 협치 강화를 꼽았다. 도시를 바꾸는 데는 민간과 자치정부가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도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인정해 도시농업과의 공무원 한 명을 협의회와 소통을 담당하도록 지정했다고 한다. 올 한 해 도시농업 축제나 도시농업 장터의 활성화 등을 위한 서울시와 시민 협의회의 2인3각 노력이 기대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