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민간 시설 빌려 돌봄 시설 확충, 비용 크게 줄인 성동구식 ‘눈길’
성동구, 초등돌봄센터 ‘아이꿈누리터’ 4곳 개관…올해 27곳까지 늘려
등록 : 2019-02-28 16:14
1/40 비용 들여 4개월 만에 문 열어
2022년 돌봄 수요 100% 충족 목표
정부 ‘돌봄 생태계’ 선도 지역 선정
전국 최초 ‘초등생 돌봄’ 조례 제정
성동구 왕십리케이씨씨(KCC)스위첸아파트 주민 김지현(36)씨는 지난 18일 아들 재희(5)군과 함께 주민공유공간을 찾았다. 5일 전 성동형 초등돌봄센터 ‘아이꿈누리터’가 문을 열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한쪽 벽면에 설치된 실내 암벽장이다. 손으로 잡고 올라가는 홀드가 어린이의 체형에 맞게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었고, 떨어져도 안전하게 바닥에는 두꺼운 매트리스가 깔렸다. 망설이던 재희가 홀드를 잡고 하나씩 오르기 시작했다. 혹시 몰라 아이를 잡고 있던 김씨는 3, 4칸을 쉽게 올라가는 모습에 감탄사를 연신 터뜨렸다.
다른 벽면에는 블록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큰 보드가 붙어 있었다. 이미 누군가 형형색색의 블록으로 ‘스위첸 아이꿈누리터’라고 수놓은 보드에서 재희는 한참 동안 떨어질 줄 몰랐다. 김씨는 “전에 아이들 데리고 두 번쯤 왔는데 이곳에 책장과 책밖에 없어서 휑하고 추웠고 이용하는 사람도 없었다”며 “내가 사는 아파트에 아이들을 돌봐주는 곳이 생겨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아이꿈누리터는 초등학교 1~6학년 아이들을 낮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보살피는 방과후 돌봄기관이다. 김씨는 아이가 어려 아직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 실망했지만 “아이꿈누리터를 운영하지 않는 주말에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개방된다”는 관리자 이진주(41)씨의 설명에 반가워했다. 평일에는 구청 돌봄 시설로, 주말에는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되는 민관 협업 시설인 셈이다. 2월 한 달 동안 이 아파트를 시작으로 성수2가1동주민센터 작은도서관, 옥수동 중앙교회, 하왕십리동 꽃재교회 등 모두 4곳에 아이꿈누리터가 일제히 문을 열었다. 성동구 관계자는 “돌봄 시설을 새로 지으려면 보통 20억원 이상의 비용과 2년 넘는 기간이 필요한데, 담당 공무원들이 발로 뛰어 아파트와 종교 시설 등의 유휴 공간을 무상 대여하도록 설득했다”며 “스위첸 아이꿈누리터는 지난해 10월 입주자대표회의의 동의를 얻은 뒤 사업비 5500여만원을 들여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4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고 했다. 성동구는 지난해 7월 교육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한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 사업’ 공모에서 선도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모두 8억원의 교부금을 받게 됐다. 같은 해 11월엔 전국 최초로 ‘성동구 초등학생 방과후 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초등학생 돌봄 지원에 대한 법적 기반과 행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아이꿈누리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코디네이터 1명, 관리자 5명, 돌봄 교사 5명 등 전담인력 11명을 채용했다. 관리자와 돌봄 교사 1명씩 아이꿈누리터 한 곳을 맡아 놀이와 쉼, 배움이 어우러진 돌봄 교육을 하게 된다. 성동구는 연말까지 아이꿈누리터를 모두 27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2022년까지 공적 돌봄을 원하는 수요를 100% 만족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 중심 행복 돌봄터 성동’을 목표로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은 누구나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돌봄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교육지원청과 함께 초등학생과 학부모 등 1200명에게 공적 돌봄 수요 조사를 한 결과로 추정했을 때, 공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는 3779명으로 추산했다. 성동구는 단순히 시설을 확충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돌보는 공동체가 되는 ‘이웃 돌봄’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 초등학생을 돌볼 수 있는 학부모는 돌봄 이웃이 되어 이웃의 아이를 돌봐준다. 또 지역에 있는 다양한 돌봄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온종일 초등 돌봄 포털’도 개설할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우리 아이들이 마을 내에서 맘껏 배우고, 쉬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성동형 초등 돌봄 모델이 든든한 울타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 한 명의 아동도 놓치지 않고 돌볼 수 있도록 촘촘하게 온 마을 돌봄 체계를 세우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18일 성동구 왕십리케이씨씨(KCC)스위첸아파트 ‘아이꿈누리터’에서 아이들이 암벽등반과 블록 놀이를 즐기고 있다. 아이꿈누리터는 평일에는 성동구청 돌봄 시설로, 주말에는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되는 민관 협업시설이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아이꿈누리터는 초등학교 1~6학년 아이들을 낮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보살피는 방과후 돌봄기관이다. 김씨는 아이가 어려 아직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 실망했지만 “아이꿈누리터를 운영하지 않는 주말에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개방된다”는 관리자 이진주(41)씨의 설명에 반가워했다. 평일에는 구청 돌봄 시설로, 주말에는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되는 민관 협업 시설인 셈이다. 2월 한 달 동안 이 아파트를 시작으로 성수2가1동주민센터 작은도서관, 옥수동 중앙교회, 하왕십리동 꽃재교회 등 모두 4곳에 아이꿈누리터가 일제히 문을 열었다. 성동구 관계자는 “돌봄 시설을 새로 지으려면 보통 20억원 이상의 비용과 2년 넘는 기간이 필요한데, 담당 공무원들이 발로 뛰어 아파트와 종교 시설 등의 유휴 공간을 무상 대여하도록 설득했다”며 “스위첸 아이꿈누리터는 지난해 10월 입주자대표회의의 동의를 얻은 뒤 사업비 5500여만원을 들여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4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고 했다. 성동구는 지난해 7월 교육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한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 사업’ 공모에서 선도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모두 8억원의 교부금을 받게 됐다. 같은 해 11월엔 전국 최초로 ‘성동구 초등학생 방과후 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초등학생 돌봄 지원에 대한 법적 기반과 행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아이꿈누리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코디네이터 1명, 관리자 5명, 돌봄 교사 5명 등 전담인력 11명을 채용했다. 관리자와 돌봄 교사 1명씩 아이꿈누리터 한 곳을 맡아 놀이와 쉼, 배움이 어우러진 돌봄 교육을 하게 된다. 성동구는 연말까지 아이꿈누리터를 모두 27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2022년까지 공적 돌봄을 원하는 수요를 100% 만족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 중심 행복 돌봄터 성동’을 목표로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은 누구나 방과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돌봄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교육지원청과 함께 초등학생과 학부모 등 1200명에게 공적 돌봄 수요 조사를 한 결과로 추정했을 때, 공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는 3779명으로 추산했다. 성동구는 단순히 시설을 확충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돌보는 공동체가 되는 ‘이웃 돌봄’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 초등학생을 돌볼 수 있는 학부모는 돌봄 이웃이 되어 이웃의 아이를 돌봐준다. 또 지역에 있는 다양한 돌봄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온종일 초등 돌봄 포털’도 개설할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우리 아이들이 마을 내에서 맘껏 배우고, 쉬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성동형 초등 돌봄 모델이 든든한 울타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 한 명의 아동도 놓치지 않고 돌볼 수 있도록 촘촘하게 온 마을 돌봄 체계를 세우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