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대학교수·은퇴 저명인사, 비강남 고교 강단에 선다
시, 2022년까지 1220억원 투자 비강남권 학교 집중 지원책 발표…강·남북 교육 불균형 해소책 가동
등록 : 2019-03-14 16:07
박 시장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겠다”
조희연 교육감 등 111명 명예교사
100개 학교에 대학 연계 특강 설치
강사는 52개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
오는 4월부터 강남 3구보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비강남권 학교와 대학 간의 연계 교육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은퇴한 저명인사, 각 직종 전문가들이 ‘명예교사’가 되어 비강남 지역 학교 강단에 선다.
서울시는 지난주 시 교육청과 함께 ‘2019 비강남권 학교 집중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교육 불균형 해소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2년까지 총 1220억원의 예산을 교육의 질과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 먼저 또는 확대 지원하기로 하고,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올해 20개 자치구 25개 고교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모두 100개의 비강남권 고교에 대학교수, 강사, 연구원 등이 강의하는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설치해, 학생들의 진학·진로 활동을 돕기로 했다.
또 박원순 시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오준 전 유엔대사 등 각계 저명인사, 전문가 111명을 명예교사로 위촉해 특강과 멘토링 사업을 병행한다. 이 밖에 서울시 첫 ‘드론교육원’ 개설, 코딩과 예술·과학 교육 시설 60개교 확충 등 미래교육 환경 조성과 문화·체육 인프라 지원에도 예산을 집중해 쓸 계획이다.
이는 서울시와 교육청의 자치구 교육 지원 정책이 그동안의 획일적인 지역균등투자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우선·확대 투자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다른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반응도 주목된다. 연초에 강북구 삼양동 체험 생활 후 ‘강북 지역 우선 투자’ 원칙을 공표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남·북의 교육 격차는 강남 개발이라는 도시계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제는 수십 년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특단의 결단과 투자를 해야 할 때”라며 이번 정책 전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현재 강남 3구의 학교 시설은 구 평균 74개교로, 구 평균 52개교의 비강남권보다 22개가 더 많고, 학원 등 사설 교육 시설은 서울시 전체의 31%가 강남 3구에 집중돼 있다.
고교-대학 연계 교육 강좌 설치
2022년까지 모두 100개의 비강남권 학교에 △정규 과정 △방과후 학교 △진로·진학 △동아리 활동 등 4개 부문에 걸쳐 대학 연계 특별 강좌를 설치한다(표 참조). 강사는 시내 52개 대학의 교수, 강사, 연구원 등으로 구성되며, 신청 고교가 희망한 부문에 따라 강사진과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현재 연계 교육과정이 확정된 학교는 은평구 선일여고와 서울시립대, 구로고·구일고와 숭실대 등이다. 이들 학교는 정규 과목의 보충과 과학기술 정보 습득 등을 대학 쪽이 지도해주길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정 담당 주무관은 “현재 신청 고교와 대학 간에 교육 일정을 논의 중이며, 다음달부터 선정된 25개 고교 전체가 순차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별 정책 지원은 각 자치구가 맡으며, 강사료는 서울시 인재개발원에 준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교사 특강·멘토링 지원
박 시장, 조 교육감을 비롯해 각계 저명인사와 전문가들이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학·진로 경험을 들려주고 멘토 역할도 한다. 경제·생활, 법률·의료, 방송·언론, 예술·체육, 국제·문화 등 분야의 저명인사, 전문가 111명이 명예교사로 참여했다(표 참조). 이원근 담당 주무관은 “시 홈페이지에 등록된 명예교사단 가운데 학교가 희망하는 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강의, 공연, 멘토링 활동이 이뤄진다”며 “이달 말께 학교-명예교사 연결이 끝나면 명예교사단 발대식을 갖고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우수한 대학 강사진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역량이 투입되는 만큼 비강남권 교육 경쟁력 강화에 큰 실효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교육 지원 정책 전환이 지역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사업이 서울시의 지역간 교육 불균형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미래교육 환경과 인프라 확충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박원순 시장, 조희연 교육감 등도 비강남권 학생을 대상으로 한 ‘명예교사단’의 일원으로 교단에 선다. 사진은 지난해 말 조 교육감이 관악구 인헌고등학교에 일주일 체험 교사로 나서서 학생들에게 ‘교육감이 생각하는 10년 후의 학교’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이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이는 서울시와 교육청의 자치구 교육 지원 정책이 그동안의 획일적인 지역균등투자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우선·확대 투자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다른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반응도 주목된다. 연초에 강북구 삼양동 체험 생활 후 ‘강북 지역 우선 투자’ 원칙을 공표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남·북의 교육 격차는 강남 개발이라는 도시계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제는 수십 년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특단의 결단과 투자를 해야 할 때”라며 이번 정책 전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현재 강남 3구의 학교 시설은 구 평균 74개교로, 구 평균 52개교의 비강남권보다 22개가 더 많고, 학원 등 사설 교육 시설은 서울시 전체의 31%가 강남 3구에 집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