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진 서대문구청장과 지역 주민들이 23일 50년 만에 이어진 홍제천 산책로 유진상가 하부 구간을 따라 걸으며 산책을 즐기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서대문구는 통일로 484 유진상가 하부를 포함한 홍제천 산책로 약 500m 구간을 23일 연결했다고 밝혔다. 이 구간은 홍제천 산책로 11㎞ 중에서 유일하게 단절된 곳으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컸다.
구는 이날 개통식과 함께 홍제교에서 홍제천 폭포마당까지 왕복 3.5㎞ 구간 걷기 행사를 열었는데, 지역 주민과 서대문구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1970년 복개된 이 구역에는 통일로와 견인차량 보관소, 유진상가가 들어섰다. 이후 복개 구역 하부로 통행이 금지돼 홍제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그동안 산책로 밖으로 나와서 복개 구간을 지나 다시 산책로로 내려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구는 빈 공간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악취가 났던 이 구간에 완전 밀폐식 악취 차단 기술을 적용해 악취를 없애고, 폭우 등으로 하천 수위가 높아질 때를 대비해 수위 감지기와 진출입 차단 시설,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비상벨을 설치했다. 또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복개 구간인 유진상가 중앙부와 인왕시장 입구 가까이에 출입 계단을 만들어 접근성을 높였다.
그동안 이 지역에 대한 개발 추진과 중단이 10여 년 동안 반복되면서 산책로 연결이 미뤄져왔으나, 2017년 단절 구간 개통을 지역개발 사업에서 떼어내 추진한 결과 홍제천 산책로 연결 구간을 개통하게 됐다. 단절 구간 연결 사업에는 국비와 시비 합쳐 21억원이 들었다.
유진상가는 건설될 때 북한군 남하에 대비해 전차 폭을 고려한 기둥 간격과 폭격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되는 등 주상복합건물 외에 군사시설 기능도 있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냉전시대 지은 건축물 때문에 홍제천이 지난 50년간 단절됐는데 이를 온전히 연결하는 것은 평화로 가는 시대 흐름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