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은평구 광역자원센터 갈등 표출 “사업 백지화” vs “지하화로 피해 없어”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설명회 소란
등록 : 2019-04-11 15:49 수정 : 2019-04-12 14:07
999억원 들여 2023년 완공
서북 3구 재활용품 하루 150톤 처리
일부 주민들 “자연환경·교통 문제 우려”
은평구 “설계부터 문제 소지 없애”
은평구청 관계자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자, 체육관 뒤쪽에 앉아 있던 수십 명의 주민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동시에 ‘삐이’ 호루라기를 불고 ‘둥둥둥’ 북을 치기 시작했다. 체육관 안은 호루라기와 북소리에 묻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에 대한 구청 관계자의 설명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사회자가 “이렇게 하면 설명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자제를 호소했지만, 호루라기 소리는 설명이 이어지는 50여 분 가까이 멈추지 않았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백지화 투쟁위원회(은백투) 주민들은 오히려 “설명회를 멈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은평구민체육센터 대체육관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설명회에 참석한 800여 명(구청 추산)의 주민과 관계자들로 가득 찼다. 은백투 회원 수십 명은 설명회가 있기 전부터 은평구민체육센터 입구에서 ‘북한산 큰 쓰레기장 결사반대’라고 쓴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쓰레기장 결사반대!”를 외쳤다. 설명회장 곳곳에서 찬성과 반대 주민들 사이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은평구는 이날 설명회에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은평구 진관동 76-20 일대 1만1535㎡(연면적 1만5492㎡) 터에 999억원을 들여 2023년 9월에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3구에서 발생하는 하루 150톤 분량의 재활용품을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하루 130톤의 생활폐기물을 압축해 옮겨싣는 시설과 25톤의 대형폐기물 적환시설(임시 보관시설)을 짓는다. 지상에는 축구장, 배드민턴장, 족구장 등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종합체육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지으면 은평구는 재활용품, 서대문구는 음식물, 마포구는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을 각각 갖추게 된다. 서북 3구는 각 구의 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협력 체계를 짤 수 있어 재정 부담은 덜고 자원 처리의 안정성과 효율은 높이게 된다. 은평구는 애초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지으려고 했으나 은평뉴타운 등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2018년 8월 완전 지하화하는 변경 계획안을 짰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총 사업비 999억원이 드는데, 터 구입비 110억원, 총 시설비 889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중에서 국비 30%, 시비 35%, 참여 구비 35%가 들어가고 생활·대형 폐기물 적환시설은 100% 은평구비로 건립된다. 이날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환경과 교통 문제를 걱정하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했고, 은평구는 “설계 단계부터 문제 소지를 없애겠다”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은평구 주민이라고 밝힌 송재관씨는 폐기물을 태워도 타지 않고 남는 ‘폐기물 찌꺼기’와 다이옥신을 걱정했다. 정규환 은평구 정책연구 행정지원팀장은 “은평 소각 시설은 ‘폐기물 소각 찌꺼기’가 남는 격자화 방식이 아닌 가스 용융로(금속을 녹여 액체로 만드는 가마) 방식으로 1200도까지 열을 끌어올려 모두 태워서 폐기물 찌꺼기가 남지 않는다”며 “은평환경플랜트는 굴뚝으로 나가는 다이옥신은 국내 어떤 소각장 기준보다 10분의 1 이하로 낮다”고 설명했다. 갈현1동에 사는 최은미씨는 “자원순환센터와 수거 차량 때문에 생기는 미세먼지가 걱정된다”며 구청의 답변을 요구했다. 정승욱 은평구 자원순환과장은 “미세먼지는 주로 소각, 발전량, 차량 매연이 주원인인데 재활용품 선별 시설, 적환장은 이런 문제를 낳지 않는다”며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완전 지하화해 밀폐돼 있어, 먼지도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아이 엄마라고 밝힌 한 주민은 “창릉천 근처에 시설을 지어 개천으로 침출수와 폐수가 유입될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의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맡은 경호엔지니어링 최윤헌 전무는 “재활용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악취나 침출수는 최신 설비로 차단하고 정화하며, 지하에 지어 소음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폐수는 1차 처리를 거쳐 하수관으로 나가서 창릉천 쪽으로는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대조동 주민 전말숙씨는 “고양 스타필드(대형 쇼핑몰)에 드나드는 차들로 주말이면 통일로가 거의 마비되는데, 순환센터가 들어서면 차들이 수시로 다닐 텐데 교통 정체 방지 대책은 있는지” 물었다. 박영수 은평구 자원순환과 주무관은 “수거차량이 하루에 50대가량 운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자정부터 6시 사이에 분산돼 다닌다”며 “통일로는 20~30대 정도 다닐 것으로 예상돼 시간당 4~5대꼴로 차량 정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은평구 진관동에 사는 양경옥씨는 “아무리 최첨단 시설이라도 주거밀집지역에 짓는 것을 백지화해달라”며 “자연경관이 좋아서 사는 사람들인데 (우리의 주장을) 님비로 몰아가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정 과장은 “주거밀집지역에 짓지 않아야겠지만 안타깝게도 서울의 대부분 지역이 주거밀집지역”이라며 “도시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 시설이라서 지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답변했다. 주민 감시 체계를 운영하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에, 정 과장은 “사이트(인터넷 누리집)를 만들어서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4일 진관동 은평구민체육센터 대체육관에서 열린 은평구청의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설명회에서 일부 주민이 펼침막을 펼치고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지으면 은평구는 재활용품, 서대문구는 음식물, 마포구는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을 각각 갖추게 된다. 서북 3구는 각 구의 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협력 체계를 짤 수 있어 재정 부담은 덜고 자원 처리의 안정성과 효율은 높이게 된다. 은평구는 애초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지으려고 했으나 은평뉴타운 등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2018년 8월 완전 지하화하는 변경 계획안을 짰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총 사업비 999억원이 드는데, 터 구입비 110억원, 총 시설비 889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중에서 국비 30%, 시비 35%, 참여 구비 35%가 들어가고 생활·대형 폐기물 적환시설은 100% 은평구비로 건립된다. 이날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환경과 교통 문제를 걱정하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했고, 은평구는 “설계 단계부터 문제 소지를 없애겠다”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은평구 주민이라고 밝힌 송재관씨는 폐기물을 태워도 타지 않고 남는 ‘폐기물 찌꺼기’와 다이옥신을 걱정했다. 정규환 은평구 정책연구 행정지원팀장은 “은평 소각 시설은 ‘폐기물 소각 찌꺼기’가 남는 격자화 방식이 아닌 가스 용융로(금속을 녹여 액체로 만드는 가마) 방식으로 1200도까지 열을 끌어올려 모두 태워서 폐기물 찌꺼기가 남지 않는다”며 “은평환경플랜트는 굴뚝으로 나가는 다이옥신은 국내 어떤 소각장 기준보다 10분의 1 이하로 낮다”고 설명했다. 갈현1동에 사는 최은미씨는 “자원순환센터와 수거 차량 때문에 생기는 미세먼지가 걱정된다”며 구청의 답변을 요구했다. 정승욱 은평구 자원순환과장은 “미세먼지는 주로 소각, 발전량, 차량 매연이 주원인인데 재활용품 선별 시설, 적환장은 이런 문제를 낳지 않는다”며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완전 지하화해 밀폐돼 있어, 먼지도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아이 엄마라고 밝힌 한 주민은 “창릉천 근처에 시설을 지어 개천으로 침출수와 폐수가 유입될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의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맡은 경호엔지니어링 최윤헌 전무는 “재활용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악취나 침출수는 최신 설비로 차단하고 정화하며, 지하에 지어 소음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폐수는 1차 처리를 거쳐 하수관으로 나가서 창릉천 쪽으로는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대조동 주민 전말숙씨는 “고양 스타필드(대형 쇼핑몰)에 드나드는 차들로 주말이면 통일로가 거의 마비되는데, 순환센터가 들어서면 차들이 수시로 다닐 텐데 교통 정체 방지 대책은 있는지” 물었다. 박영수 은평구 자원순환과 주무관은 “수거차량이 하루에 50대가량 운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자정부터 6시 사이에 분산돼 다닌다”며 “통일로는 20~30대 정도 다닐 것으로 예상돼 시간당 4~5대꼴로 차량 정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은평구 진관동에 사는 양경옥씨는 “아무리 최첨단 시설이라도 주거밀집지역에 짓는 것을 백지화해달라”며 “자연경관이 좋아서 사는 사람들인데 (우리의 주장을) 님비로 몰아가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정 과장은 “주거밀집지역에 짓지 않아야겠지만 안타깝게도 서울의 대부분 지역이 주거밀집지역”이라며 “도시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 시설이라서 지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답변했다. 주민 감시 체계를 운영하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에, 정 과장은 “사이트(인터넷 누리집)를 만들어서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