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가볍게 떠나 편하게 돌아온다
황금연휴 만끽하기 좋은 도시철도 기착지
등록 : 2019-05-02 15:10
경복궁역 주변 궁중문화축전 한창
뚝섬역 내리면 35만 평 서울숲 유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선정릉은
선정릉역에서 내려 접근
5월5일 어린이날이 일요일이라 대체공휴일이 낀 이번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러니까 4~6일 사흘간 황금연휴 기간이다. 절기로 따지면 이제 여름의 길목에 접어드는 때다. 오는 주말, 남은 봄기운 만끽하러 도시철도에 몸을 실어보면 어떨까. 교통 혼잡 없이 내달리는 지하철들이 ‘봄의 여행지’마다 부지런히 정차하고 있다.
글·사진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도시철도 타고 ‘봄 여행주간’ 만끽
2019년 봄 여행주간(4월27일~5월12일)을 맞아 손님맞이로 바쁜 서울이다.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거리 공연과 행사가 열리고 있다.
먼저 3호선을 타고 도심으로 들어가보자. ‘제5회 궁중문화축전’이 한창인 경복궁(경복궁역)에선 공연과 전시, 체험이 어우러진 행사가 한창이다. 덕수궁과 창경궁, 서대문형무소역사관(독립문역), 인사동(안국역)에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 관광 프로그램 ‘서울, 역사와 함께 걷다’를 진행한다. ‘고궁(덕수궁·창경궁) 달빛 산책’이 매주 화~일요일에, 인사동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프로그램이 매주 금·토·일요일에 운영되며, 온라인(http://bitly.kr/oN4wR)이나 전화(02-6325-5755) 예약으로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1만4900원이다.
매주 토·일요일과 5월6일에는 거리 공연이 열린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을지로입구, 경복궁, 통인시장(경복궁역), 세종문화회관(5호선 광화문역), 서울역, 명동역에서 전통 공연과 아카펠라, 케이팝 커버댄스 등이 흥을 돋운다.
홀로 여행을 떠난다면 느닷없이 ‘좀비’를 만나는 일을 겪을 수 있다.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하이 좀비(서울에는 장미를 든 좀비가 산다)’ 이벤트를 통해 홀로 공원을 찾은 시민에게 좀비들이 다가가 장미를 전달한다. 5월3일까지 서울장미공원(6호선 태릉입구역), 5월4~8일엔 서울어린이대공원(7호선), 5월9~12일엔 문화비축기지(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매일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한다.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일광욕
사무실 형광등과 스마트폰 청색광에 물든 심신을 정화하는 여행은 어떨까. 서울 곳곳에 있는 공원마다 햇살과 녹음이 가득하다. 지하철로 단박에 연결되는 도심 속 휴양지다.
2호선 뚝섬역, 분당선 서울숲역과 연결된 서울숲공원은 위로는 중랑천, 아래로 한강이 흐를 만큼 탁 트인 풍경이 시원하다. 35만 평 널찍한 부지를 걷기 좋게 설계한데다가 참나무, 서어나무, 산벚나무 등이 가득한 싱그러운 숲길, 여름마다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바닥분수광장, 인공 호숫가 산책길 등이 이른 더위도 가시게 한다. 튤립 가든에는 형형색색의 튤립이 활짝 피어 산책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9호선과 분당선이 교차하는 선정릉역에선 선정릉공원이 가깝다. 이맘때부터 솔향기와 꽃향기가 흐드러진 숲길이 진가를 발휘한다. 조선 제9대 성종과 그 계비 정현왕후 윤씨를 모신 선릉과 제11대 중종을 모신 정릉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답사지로 유명해 붐빌 법하지만, 오히려 사계절 고즈넉한 정취가 으뜸인 곳이다.
2·8호선 잠실역과 가까운 석촌호수공원엔 꽃이 흐드러졌다. 봄날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산책로는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가까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에도 운치가 넘친다. 노을공원 안에 있는 노을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강 물빛이 인상적이다.
서울 야경을 누리고 싶다면 4호선 명동역과 가까운 남산공원이나 혜화역 근처인 낙산공원으로 가면 좋다. 남산공원은 남산순환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서울 전경과 N서울타워가, 낙산공원은 한양도성 성곽길과 어우러진 산책로가 저녁마다 조명을 밝힌다.
교통 체증 없이 서울 근교로 떠나기
서울 경계선을 벗어날 계획이라면, 지하철 1호선에 타보자. 우직하고 느긋하게 달리는 열차가 근교 곳곳까지 파고든다. 수원역에서 버스로 5분 거리인 수원화성은 정조 때 쌓은 성곽으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도심 한가운데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팔달문과 장안문 안으로 들어서면 서장대에 올라 시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데, 옛 도시의 흔적을 찾는 재미가 크다.
그 밖에 관악역(안양역)은 안양예술공원과 옛 유유산업 공장을 리모델링한 김중업박물관이 있다. 오이도역까지 내려간다면 바닷바람을 맞으며 낙조전망대로 올라가보자. 해넘이 풍경이 특별하다. 여기서 가까운 옥구도 자연공원은 서해안 매립지 한가운데 있는 생태공원으로, 숲길과 어우러진 야생화와 습지식물원 등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
중앙선 양수역과 가까운 양수리 세미원도 교통이 편한 서울 근교 휴양지다. 남한강 변의 너른 풍경과 연꽃이 수놓는 정원 정경에 일찌감치 출사객이 많이 찾아왔다. ‘물을 바라보며 마음을 씻는다’는 뜻을 가진 세미원의 이름 따라 한숨 쉬어본다. 세미원 둘레길을 산책하다가 배다리를 건너가면 북한강과 남한강 물줄기가 합쳐지는 두물머리로 발길이 닿는다. 새벽녘 물안개와 해 질 녘 노을 풍경이 낙낙하게 펼쳐지니 한가로운 마음에 담아보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수원 화성 서장대
도시철도 타고 ‘봄 여행주간’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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