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대한민국 연극제 첫 서울 개최…서울시 15억원 지원

6월1일부터 25일까지 대학로서 열려

등록 : 2019-05-23 16:50
연극인들 “연극계 화합과 새 출발 계기”

비회원 포함 연극인 1만여 명 참가해

연극제 자체 운영도 의미 커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제37회 대한민국 연극제 in 서울’ 공식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정범철 개막식 연출, 지춘성 집행위원장, 오태근 조직위원장, 박장렬 예술감독. 연합뉴스

우리나라 최대 연극 축제인 제37회 ‘대한민국 연극제’가 6월1일부터 25일까지 연극의 메카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다. 37년 역사의 대한민국 연극제가 서울에서 서울시 주최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연극제는 서울연극협회가 주도하는 서울연극제와 서울을 뺀 지방연극협회가 순회 주최하는 전국연극제로 나뉘어 있었으나, 2016년부터 서울극단이 전국연극제에 참여하면서 대한민국 연극제로 발전했다.

이번 연극제에는 전국에서 총 132개 팀이 예선 경연에 참여해 전국 16개 시·도 대표작이 본선에 올라 최고 상인 대통령상을 놓고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등에서 경연을 펼친다. 본선 경연과 함께 젊은 연극인들의 작품 경연이 펼쳐지고 각종 세미나,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대부분 연극 종사자들의 손으로 진행되는 등 세대와 지역의 차이를 넘어 명실상부한 전체 연극인의 축제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시비 15억원을 지원하는 등 총 2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상 최대 규모의 연극제로, 연극인들에게 크게 환영받고 있다.

연극인들은 이번 대한민국 연극제의 서울 개최가, 그동안 정치적 영향으로 발생했던 연극계 블랙리스트 사건, 미투 사건 등 각종 파문으로 얼룩졌던 내홍 사태가 일단락되고 연극계가 화합의 새 출발을 다짐하는 계기로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지춘성 서울연극협회장 등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목소리로 “올해 대회는 침체한 연극계가 새 출발 하는 신호탄이 될 것”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 개최를 연극계 재도약의 계기로 삼을 것” 등 한목소리로 이번 대회의 의의를 평가했다.

연극제 역사 37년 만에 처음으로 도입된 예술감독직에 선정된 박장렬(54) 예술감독은 이번 연극제의 의미를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에서 대한민국 연극제가 열린다는 점, 둘째 서울과 지방 극단이 모두 참여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전체 연극제로 발돋움하는 계기라는 점, 셋째 처음으로 연극협회 비회원까지를 망라해 연극제가 열리는 점이다.


박 감독은 “특히 차세대 연극인들이 참여하는 작품 공동 제작과 경연, 2박3일간의 엠티, 워크숍 등으로 구성된 ‘네트워킹 페스티벌’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의 젊은 연극인들이 서로 이해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원로 연극인들과도 소통하는 마당이 만들어졌다”며 이와 함께 이번 연극제를 개최한 서울시의 노력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대한민국 연극제는 전국체전처럼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기 때문에 대회 성공을 위해서는 해당 시·도지사의 의지와 열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대회 개최뿐 아니라 그동안 창작극장 활동 등 연극계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서울시 문화예술과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7년부터 ‘서울형 창작극장’이란 이름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때문에 임대료 체납 등의 어려움을 겪는 극단 드림시어터(대표 전기광) 등 대학로 기획극장에 대해 2017년 12개 극장 4억여원, 2018년 14개 극장 5억원 등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총 5억4천만원의 극장 임대료 지원을 예상한다.

특히 오는 2021년 개관 예정인 창작연극지원센터(지하 2층, 지상 4층)는 많은 연극인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총 28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학로 인근(성북구 동소문동)에 들어설 이 시설은 창작연극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전용극장, 연습실(7개), 90석 규모의 블랙박스(3개), 북카페 등을 갖춘 복합 창작연극 전용시설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시 문화예술과 강지현 과장은 “서울시는 연극인의 생활 안정과 창작 역량 제고에 지원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극단체의 자생력이 강화되어 연극이 더욱 시민 속의 문화예술로 발전하도록 뒤에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한민국 연극제는 ‘연극은 오늘, 오늘은 연극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6월1일 개막식(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시작으로 25일까지 대학로에서 펼쳐진다. 주요 행사로는 △전국 16개 시도 대표 작품 경연(5~25일,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최우수작 대통령상 시상) △차세대 연극인 육성을 위한 제1회 네트워킹 페스티벌(6~21일, 동양예술극장 2관 등) △재일동포 연극인 공연 등 초청공연(22~23일, 아르코예술극장 등) △야외 체험행사 ‘거리의 연극’과 ‘이야기 마을’(1~25일·주말과 공휴일, 마로니에 공원 일대) 등 모두 58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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