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걷기 선진구 성북구, 동아리만 120개
등록 : 2019-06-13 15:59
매달 구민 걷기 행사 개최, 1천 명 참가
주민 걷기 실천율, 10년새 18%p 올라
2013년 동별 걷기동아리연합회 발족
구는 코스 개발과 걷기 지도자 양성
지난 5월25일 오전 9시 성북구 북악하늘길 하늘한마당에는 약 1천 명의 주민이 모였다. 매달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성북구민걷기대회 참가자들이다.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참여자들은 보건소의 운동처방사 2명과 함께 준비운동을 하고, 북악하늘길 코스 걷기에 나섰다.
미세먼지가 약간 나쁨이긴 하지만 숲속에서 걷기엔 괜찮은 날씨였다. 삼삼오오 오솔길을 한 시간쯤 걷고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마무리 운동을 한 뒤 운동용품과 생활용품의 풍성한 경품 추첨이 이어졌다. 마지막 경품인 자전거에 초등학생이 당첨됐다. 참여자들은 박수로 함께 기뻐했다.
주민 건강을 위해 여러 자치구가 걷기 대회를 연다. 하지만 성북구처럼 주민 주도로 다달이 걷기 행사를 꾸준히 이어온 곳은 드물다. 사실 성북구의 구민걷기대회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처음엔 동별 주민센터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다 예산과 인력 등의 문제로 구청 문화체육과가 넘겨받았다. 2013년부터 성북구보건소가 맡아 동별 걷기동아리연합회와 함께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혹한(12~2월), 혹서(7월) 시기를 뺀 다달이 800~1천 명 정도의 주민이 참여해, 현재(2019년 5월 말 기준)까지 46회, 연인원 3만5천여 명에 이른다.
성북구가 걷기 운동 활성화 사업에 나선 계기는 2008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였다. 성북구 주민의 비만율이 서울 평균보다 높고, 걷기 실천율(46.1%)은 평균(57.4%)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걷기 운동을 촉진하는 사업을 펼쳤다. 먼저 주민이 집 가까이에서 걸을 만한 환경을 만들었다. 산(북한산·개운산·월곡산), 하천(성북천·정릉천), 수목원 등 성북 지역의 특성을 살려 테마길 19곳을 걷기 코스로 만들었다. 코스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손수건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손수건에는 코스 위치, 거리, 시간, 대중교통 정보가 담겨 있다. 보건소는 걷기 지도자를 키웠다. 걷기 운동의 전도사 역할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바르게 걸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20개 동 걷기 동아리 회원 가운데 희망자 대상으로 2013년부터 네 번의 교육과정을 열었다. 현재까지 129명의 걷기 지도자가 나왔다. 이들은 걷기 동아리, 찾아가는 걷기 운동 프로그램, 구민걷기대회 등에서 활동한다. 성북구의 걷기 실천율은 10년새 17%포인트(2017년 63.1%) 올랐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3월 성북구보건소는 지역의 우수 보건 사업 사례로 질병관리본부장 상을 받았다. 황원숙 성북구보건소장은 “걷기 운동으로 주민 건강 문제를 풀어보기로 하고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주민이 주도하는 걷기 사업을 한 게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구는 생활 속에서 이웃들과 여럿이 함께 걷기를 배우고 꾸준히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동아리 활동을 권했다. 10명 이상의 주민이 모이면 누구나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아파트·복지관·경로당 등 곳곳에서 걷기 동아리가 생겨났다. 보건소에 등록한 동아리에는 주 1회 걷기 지도자를 강사로 파견하고 스트레칭·바른 걷기 자세 등의 교육을 지원한다. 동아리 회원 모집 홍보도 함께 해준다. 지역 전체에 걷기 운동이 퍼져가도록 동별 동아리가 모여 연합 조직도 만들었다. 단체 이름은 ‘걷지우’(걷기로 행복을 함께하는 친구)이다. 주민 공모로 지은 이름이다. 걷지우 임원들은 매달 보건소에 모여 구민걷기대회 행사를 기획한다. 지역의 여러 직능단체도 함께한다. 현재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새마을금고, 상공회 등 17개 단체가 주관 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 기관은 행사를 주관하고 경품을 준비한다. 지역 전체가 주민의 걷기 운동 활성화에 힘을 보태면서, 걷기 동아리 숫자는 120개에 이른다. 10년 가까이 동네 걷기 동아리를 이끌어온 60대 주민 장공임씨는 “동아리 걷기 모임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졌다”며 “매달 구민걷기대회에서 다른 동네의 걷기 모임 사람들도 만나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한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아무리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도 주민 참여가 없으면 걷기 운동 생활화의 정착도, 높은 걷기 실천율 달성도 어렵다”며 “주민이 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으로 만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5월25일 오전 9시 성북구 북악하늘길 하늘한마당에서 구민걷기대회가 열렸다. 약 1천 명의 주민이 참여해 준비운동을 하고 1시간여 오솔길을 걸었다. 2013년부터 걷기 동아리 연합조직 ‘걷지우’가 주최해온 주민 주도 방식의 대회는 걷기 운동 활성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성북구가 걷기 운동 활성화 사업에 나선 계기는 2008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였다. 성북구 주민의 비만율이 서울 평균보다 높고, 걷기 실천율(46.1%)은 평균(57.4%)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걷기 운동을 촉진하는 사업을 펼쳤다. 먼저 주민이 집 가까이에서 걸을 만한 환경을 만들었다. 산(북한산·개운산·월곡산), 하천(성북천·정릉천), 수목원 등 성북 지역의 특성을 살려 테마길 19곳을 걷기 코스로 만들었다. 코스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손수건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손수건에는 코스 위치, 거리, 시간, 대중교통 정보가 담겨 있다. 보건소는 걷기 지도자를 키웠다. 걷기 운동의 전도사 역할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바르게 걸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20개 동 걷기 동아리 회원 가운데 희망자 대상으로 2013년부터 네 번의 교육과정을 열었다. 현재까지 129명의 걷기 지도자가 나왔다. 이들은 걷기 동아리, 찾아가는 걷기 운동 프로그램, 구민걷기대회 등에서 활동한다. 성북구의 걷기 실천율은 10년새 17%포인트(2017년 63.1%) 올랐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3월 성북구보건소는 지역의 우수 보건 사업 사례로 질병관리본부장 상을 받았다. 황원숙 성북구보건소장은 “걷기 운동으로 주민 건강 문제를 풀어보기로 하고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주민이 주도하는 걷기 사업을 한 게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구는 생활 속에서 이웃들과 여럿이 함께 걷기를 배우고 꾸준히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동아리 활동을 권했다. 10명 이상의 주민이 모이면 누구나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아파트·복지관·경로당 등 곳곳에서 걷기 동아리가 생겨났다. 보건소에 등록한 동아리에는 주 1회 걷기 지도자를 강사로 파견하고 스트레칭·바른 걷기 자세 등의 교육을 지원한다. 동아리 회원 모집 홍보도 함께 해준다. 지역 전체에 걷기 운동이 퍼져가도록 동별 동아리가 모여 연합 조직도 만들었다. 단체 이름은 ‘걷지우’(걷기로 행복을 함께하는 친구)이다. 주민 공모로 지은 이름이다. 걷지우 임원들은 매달 보건소에 모여 구민걷기대회 행사를 기획한다. 지역의 여러 직능단체도 함께한다. 현재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새마을금고, 상공회 등 17개 단체가 주관 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 기관은 행사를 주관하고 경품을 준비한다. 지역 전체가 주민의 걷기 운동 활성화에 힘을 보태면서, 걷기 동아리 숫자는 120개에 이른다. 10년 가까이 동네 걷기 동아리를 이끌어온 60대 주민 장공임씨는 “동아리 걷기 모임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졌다”며 “매달 구민걷기대회에서 다른 동네의 걷기 모임 사람들도 만나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한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아무리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도 주민 참여가 없으면 걷기 운동 생활화의 정착도, 높은 걷기 실천율 달성도 어렵다”며 “주민이 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으로 만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