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안은미의 춤을 미술관에 전시합니다

안은미래(~9월29일)

등록 : 2019-07-11 14:50

“자본주의 안에서 현명하게 예술을 하려면 다른 분야와 협업해야죠.” 춤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독일의 안무가 피나 바우슈(1940~2009)와 비교되는 안은미(56)는 지난 30년간 현대무용에서 살아남은 비결을 이렇게 고백했다. “인간은 춤추는 동물이다”라는 기조로 1988년 안은미컴퍼니를 창단한 그는 한국,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신비한 색감, 파격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춤을 선보였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사심없는 땐스’ 등 지금까지 ‘무대 위’에서 펼쳐왔던 영역을 바꿔 ‘전시장’에 도전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6일부터 9월29일까지 서소문 본관 1층에서 30년에 걸친 안은미의 창작 활동을 정리하는 회고전 ‘안은미래’를 기획했다. 무엇보다 단순히 과거의 접근법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어떻게 미래에 대처할 수 있을까?’라는 의미로 ‘Known Future’(아는 미래)를 부제로 붙였다. 안은미를 관통하는 핵심어 ‘협업, 컬러, 탈위계’를 주제로 세 영역으로 구분해 전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의 삶과 예술을 조망하는 길이 16m의 회화 작품이 걸려 있다. 10년을 넘게 인연을 이어온 화가 라오미의 작품인데, 안은미의 생과 예술을 담은 7개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시장을 이동하면 과거 공연에서 사용한 오브제를 활용해 재생산한 설치 작품, 장영규가 제작한 사운드, 형형색색의 조명 아래 빛나는 무대가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전시의 핵심은 중앙에 마련된 ‘이승/저승’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와 강연 프로그램 ‘안은미야’다. 사회디자인학교 미지행, 국악인 박범태, 현대무용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소리꾼 이희문, 탭댄서 조성호 등의 다양한 협업자들과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몸춤, 눈춤, 입춤’이라는 주제로 댄스 레슨과 공연 리허설, 인문학 강연 등도 마련됐다. 안은미는 30년간 무대에서 펼쳐왔던 자신의 끼가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이유를 이렇게 강조했다.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있는데 미술관은 나이트클럽이 되는 경험을 통해 관람객이 스스로 체험하는 춤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장소: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8시(주말 오후 7시까지) 관람료: 무료 문의: 02-2124-8906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